"음주차량 탔다가 사고 나면 보험금 40% 깎인다"

금감원 차보험 표준약관 개편…사망교통사고 보험금 8000만·장례비 500만원으로 상향

자동차보험의 표준약관이 내년 3월부터 확 바뀐다.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위자료가 현재 최고 45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오른다. 장례비도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인상돼 지급된다.

입원 중 간병인이 필요한 1~5급 중상해자에게 하루 8만2770원의 간병비가 지급된다. 술 마신 운전자의 차에 탔다가 사고가 났을 때 보험금 지급액이 40% 깎인다.

금융감독원은 ▶사망·중상 피해자에 대한 인적손해 보상기준 현실화 ▶불명확한 약관 조항 정비를 통해 보험금 분쟁 최소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동차보험 관련 불합리한 관행 개선방안'의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해 26일 발표했다. 방안은 2017년 3월 1일 시행 예정이다. 

◆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바꾸나=자동차보험은 가입자가 지난 9월말 현재 2000만명에 이르는 대표적 보험 상품이다. 사정이 그런 만큼 보험료 산정과 보험금 지급 관련한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민원건수는 2012년 7444건→2013년 7776건→2014년 9165건→2015년 1만1916건→ 2016년 9월말 현재 9600건으로 집계된다. 보험감독 당국은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대인배상 현실화를 위한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해왔다.

◆사망·후유장애 위자료와 장례비 현실화=현재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후유장애자에 대한 표준약관상 위자료 (최고 4500만원)와 장례비 (300만원) 한도는 10년 이상 변치 않고 있다.

때문에 위자료 지급액이 소득수준 향상과 법원 판례와 크게 동떨어져 있다. 법원은 사망자의 나이와 직업을 고려해 6000만원~1억원까지 인정한 판례를 내놓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판례수준의 위자료를 받기 위해 법률자문 비용을 직접 부담해 가며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잦다.

보험회사는 소송 제기 피해자에 한해 예상 판결액의 70~90%로 합의해 보험금 산정과 지급을 하고 있어 불신마저 초래하는 형편이다. [아래 표 참조]

◆부상 보험금에서 입원 간병비 지급기준 신설=현재 표준약관상 피해자가 노동능력상실률 100% 후유장애 (식물인간, 사지완전마비) 판정을 받으면 퇴원 후 일용근로자 임금 기준으로 생존 시까지 가정 간호비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고 입원 중인 피해자에 대해선 표준약관상 입원간병비 지급기준이 없다. 피해자가 간병비를 부담해야 한다. 보장의 사각지대 발생한다는 얘기다.

실제 한 손보사가 강원도 정선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입원한 아기 남매 (8개월, 30개월)에 대한 간병비 지급을 거부해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금감원측은 “입원 중 간병인이 필요한 중상해자 (상해등급 1~5급)에게 간병비 (일용근로자 임금기준=8만2770원)를 지급토록 입원간병비 지급기준을 신설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일한 교통사고로 부모가 중상해를 입고 입원한 유아 (만 7세미만)도 상해급수와 관계없이 별도 입원 간병비를 최대 60일까지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차량 동승자에 대한 감액 기준 12개서 6개로 줄여=현행 표준약관은 동승형태를 불필요하게 세분화 (12가지)해 실제 교통사고 발생 때 효율적인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법원 판례조차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령 D씨는 술 취해 자던 E씨를 깨워 그의 승용차에 동승했다. 술이 덜 깬 E씨가 신호위반 사고를 일으켰다. D씨는 다발성 장기손상을 입었다. 법원은 D씨 과실을 40% 인정한 판결을 내놨다.

보험감독당국은 이번에 약관 개선방안을 통해 자동차 동승형태를 단순화 6가지로 줄이고 음주운전동승자 감액비율을 포함했다.[아래 표 참조]

금융감독원은 이와함께 표준약관상 '휴업손해 인정비율'을 현재 실제 수입감소액의 80%에서 85%로 상향 조정해 휴업손해 지급기준을 현실화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같은 인적손해 보험금 지급기준 현실화로 전 담보 가입자의 경우 앞으로 약 1%가량의 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