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갤러리가 거액의 관세를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미갤러리는 동양그룹 사태 이후 임원 소유의 미술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홍송원씨가 대표로 있는 갤러리로 알려져 있다.
28일 관세청은 관세 고액·상습 체납자 168명의 명단을 관세청 홈페이지와 관보, 세관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의 총 체납액은 2850억 원으로 1인(업체)당 평균체납액은 1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최고 체납액은 139억원을 체납한 문세영씨(강서물산), 법인 최고 체납액은 133억원을 체납한 ㈜세나무역(대표: 여재중)이다.
관세청은 올해에는 명단공개 기준 금액이 기존 5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명단공개자가 지난해 84명에서 166명으로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체납자는 대부분 재산을 은닉한 후 타인명의로 수입하면서 낮은 가격으로 신고해 관세를 포탈하고, 수입 후 이 사실이 적발되어 본인에게 과세되면 관세를 납부하지 않아 체납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눈에 띄는 체납자는 서미갤러리(대표: 홍송원, 14억원), 보현모터스㈜(대표 : 서훈, 95억원), 이진욱(런던걸, 5억원) 등이다.
서미갤러리는 가구, 보현모터스㈜는 중고자동차를 각각 수입하면서 저가신고에 따른 추징세액을 미납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진욱은 해외직구 쇼핑몰 런던걸을 운영하면서 해외직구 부당 소액면세로 인한 추징세액을 미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물품별 체납현황을 살펴보면 농수축산물이 78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주류(521억원), 중고자동차(358억원), 가구 등 소비재(350억원)순으로 나타났다.
체납 기간별로는 5년 이상 경과한 체납자가 97명으로 명단공개자의 58.4%를 차지했고 이 중 체납기간이 가장 오래된 한성방적사(대표 : 이승국)는 2000년 8월 이후 16년 동안 체납액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명단공개와 더불어, 신용정보회사에 체납자의 신용정보를 제공하고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등 추가적인 행정제재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명단공개 기준에 해당하는 체납자이지만 성실히 체납액을 납부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명단공개 등 행정제재를 제외해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효율적인 체납정리를 위해서는 관세청의 노력뿐만 아니라 체납자 은닉재산에 대한 국민들의 제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닉재산을 제보해 체납액 징수에 기여한 신고자에게 최대 1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