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은 생명보험사들이 약관상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액 입원치료비를 삭감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장기 입원환자들에게 직접적인 치료 목적이 아니라며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소연에 따르면 보험약관에 명시된 '암치료를 위한 직접적인 치료 목적'에는 '약물치료와 고주파 온열암치료'도 포함된다. 하지만 보험사는 회사에 유리하도록 직접적인 치료목적이 아니라고 해석하고 있다.
금소연 관계자는 "특히 말기암이나 중증 환자의 경우 더 이상 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거나 치료를 목적으로 한 투약이 어려울 때 치료비를 거부하고 있다"며 "의료상 치료는 예방적, 보존적 치료도 포함되기 때문에 100% 직접적인 치료행위만을 대상으로 보험금을 협상하는 행태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이 씨는 삼성생명의 홈닥터플러스암보험에 지난 1997년 5월 가입했다. 그러던 중 2015년 9월 암에 걸려 연세대학교병원에서 복강경하 우측 대장 절제술과 자궁 및 양측난소 절제술 시행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수술 후 대학병원은 입원치료를 계속할 수가 없어 인근 요양병원을 통해 이 씨는 2015년 11월 6일부터 지난 5월 21일까지 총 146일간 입원을 했다. 항암치료인 고주파 온열 암치료를 시행하고 종양치료제 자닥신, 항악성 종양제 앞노바, 면역 자극제 셀레나제, 아연 등의 약물 투여를 받았다. 이 씨는 입원해 암치료를 받았으니 암입원급여금 전액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1470만원 중 600만원을 삭감해 지급하겠다며 화해신청서 작성을 요구 중이다.
삼성생명의 약관을 살펴보면 '직접적인 치료로 입원했을 때 암입원급여금을 지급합니다'라고 정의 돼 있다. 따라서 요양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라는 게 삼성생명의 주장이다. 또 치료를 받지 않은 날도 있어 해당 일수를 제외하고 치료받은 일 수 만을 계산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니 59.18%를 삭감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소연은 약관에서 말하는 '암치료를 위한 직접목적'이라는 것은 '더 이상 전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암 치료'도 해당이 된다며 암입원급여금을 지급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단이다.
오중근 금소연 본부장은 "생명보험사가 정액보험금을 삭감 지급하려고 '직접적인 치료'를 트집 잡아 소비자들에게 합의서와 화해조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부당한 행위는 근절돼야 하고 이 같은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