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강남의 某 대형 약국에서 한 소비자는 약국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기피한다는 이유로 거센 항의와 함께 국세청 등 관련기관에 고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국세청에서 공평과세 확립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신용카드 사용을 독려함에 따라 의약품 구입과 조제시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이 많은 것은 사실. 하지만 시중 약국은 카드 가맹수수료가 동일업종인 병원에 비해 턱없이 높아 카드사용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현재 약국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2.7%로 동일업종으로 분류할 수 있는 병원의 1.5%에 비해 높게 책정돼 있다. 소액의 경우 대금을 카드로 받아도 그다지 피해를 체감하지 못하지만 고액인 경우에는 카드로 의약품 대금을 받았을 경우에는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설명이다.
안산에서 개업중인 한某 약사는 "조제비용을 카드로 받을 경우에는 가맹수수료 2.7%에 약제비 3.3%를 원천징수하고 지급받기 때문에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고액의 약제비가 나올 경우 더욱 신용카드 사용을 기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신용카드 기피현상은 대형약국도 마찬가지이다. 대형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고액을 약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데 그 대금을 카드로 지급받을 경우에는 경영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종로의 한 약사는 "소비자들은 종로 등 대형약국을 찾는 이유는 유명품목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에 있다"며 "그러나 유명품목의 경우 마진을 최소로 판매하는 상황에서 그 대금을 카드로 받을 경우에는 수수료 부담을 약국이 질 수밖에 없어 불가피하게 신용카드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이처럼 높은 카드 수수료율로 인해 약국들이 경영상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 카드회사와 국세청을 상대로 약국들의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병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하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가맹수수료 인하와 관련된 업체 및 당국의 구체적인 답변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한동안 카드 결제를 기피하는 약국과 이의 사용을 독려하는 정부간의 줄다리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