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는 말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시립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대림산업에 근무하던 중 이번 53회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강승환(대림산업, 33세)이라고 합니다.
우선 수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금 이시간에도 불철주야 학업에 매진하고 계시는 수험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대학 졸업 후 그동안 공부를 잊고 살아왔었는데, 이번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많은 수험생분들의 공부에 대한 열의를 보고 저 역시 뜨거운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또 직장인으로써 수험생활을 병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세무사에 대한 절실한 필요성과 간절한 열망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기에, 저의 직장인 합격수기가 많은 직장인 수험생분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전반적인 학습방법
1. 1차 수험기간 (2014.04 ~ 2015.04)
① 시간과의 싸움 : 제한시간을 두고 문제를 푸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1차 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이고 1문제를 푸는 시간이 몸에 익숙하게 배어있어야 시간만 낭비한 채 결국 풀지도 못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2,3회독 시점부터는 시간을 재면서 문제를 풀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② 선택과 집중 : 문제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면 금상첨화입니다.
시간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풀 문제와 포기할 문제를 선별하는 능력입니다. 특히나 직장인들에게는 빨리 풀 수 있는 문제와 심화학습까지 완료돼 있는 '자신있는' 문제를 구분해 낼 수 있다면 시험장에서 정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나름의 유형을 정하고 회독시마다 푼 시간, 정답여부 등을 표시해 놓으면 마지막 회독시에는 퀵리뷰를 통해서 풀어야 할 문제와 포기해야 할 문제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③ 복습과 암기 : 주말에 공부한 내용을 주중에 반드시 복습합니다.
직장인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주중 복습입니다. 주말에 학원 수업을 통해 들은 내용을 주중에 복습하지 않는다면 휘발성이 강한 세법은 정말 금방 잊혀지기 때문입니다.
회식이나 약속은 가급적 최소화해 주중에는 반드시 주말에 풀었던 문제를 다시 풀고, 세법은 다시 적어보면서 암기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 할 것입니다.
④ 필기와 정리 : 노트정리를 잘해놓고 시간날 떄마다 노트를 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
무거운 원서와 책들을 항상 들고 다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수업시간에 적은 판서 내용과 중요부분을 쉬는시간에 요점 정리노트로 만들고, 그 노트를 주중에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짬나는 시간마다 읽으며 암기해야 합니다.
2. 2차 동차기간 (2015.05 ~ 2015.08)
① 절대 시간확보 : 직장인 수험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출근 전 아침시간은 사무실에서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입니다. 업무시간 이전 2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퇴근 이후에는 3~5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면 좋고, 부득이한 야근과 회식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이런 패턴으로 하루 5~8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분명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실 수 있습니다. 출퇴근 이동시간도 동영상 강의나 요점 정리노트를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② 포기하지 말 것 : 동차도 2차시험이므로 반드시 시험에 응시해 느낌을 체감해야 합니다.
1차 시험 4월 말 이후 발표까지 한달 동안 집중력이 흐트러져 공부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 기간 거의 공부하지 못하였고 절대 시간확보 패턴도 잃었습니다.
저는 합격발표 후 2달의 시간동안 포기하지 않고 동영상강의를 하루에 6시간 가까이 들으며 7월초 실강 종료 스케줄과 비슷하게 동영상 강의 수강을 완료했습니다.
비록 2차 시험에는 불합격 했으나 그 때의 시험장 분위기와 절차 등을 알았던 것은 유예기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동차를 쉽게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③ 2배속 지양 : 온라인 학습의 경우 반드시 배속을 높여 보거나 건너뛰기를 누르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인들이 흔히 실강보다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실강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부득이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 한다면 시간을 절약한다는 명목으로 1.5배속, 2배속 등 빨리 듣는 것은 되도록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는 입장에서 새로운 지식이 계속 들어오는데 그 속도가 빠르면 분명 놓치는 것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배속을 높이거나 건너뛰기를 누르시는건 지양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실강을 듣는다는 느낌으로 듣기를 추천합니다.
3. 2차 유예기간 (2015.11 ~ 2016.08)
① 다다익선 : 절대적인 학습량의 승부라고 생각합니다.
동차에서 총점 15점 부족으로 불합격하고 보니 처음에는 자신감도 많이 상실됐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절대적인 학습량 부족이 패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세무회계는 본능적으로 문제를 보고 손이 움직여야 하고, 세법학은 90분동안 펜이 멈춰있으면 안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원서 5회독 이상을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2차시험 답안지를 수 없이 쌓아두며,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도록 연습했습니다.
② 팔짱은 금물 : 학원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손에서 펜이 계속 움직여야합니다.
재무회계, 원가회계, 세무회계는 결국 문제풀이 입니다. 1차에서 말문제만 풀려는 전략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입니다. 결국 문제를 많이 풀어 유형별로 풀이과정을 체득하여 종국에는 문제를 보면 읽으면서 손으로 문제풀이를 써내려 갈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세무회계의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고 정답과 풀이과정 모두 체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기 좋게 써내려가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국 이를 위해 학원에서 선생님들이 판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최대한 내 것으로 만들려면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도 풀이방법을 계속 풀어나가야 합니다.
③ 마지막 3주 지옥의 300시간 : 시간표를 구상해 최대한 많은 회독을 끌어내자.
시험 전 마지막 한달 동안은 정말 승부처이기 때문에 이 때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일명 벼락치기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미리 시간표를 짜고 하루 15시간(3시간씩 5과목을 보는 방식)씩 3회독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마지막 열흘은 하계휴가(5일)와 연차(3일)를 붙여서 사용했습니다.
저는 이 기간의 집중력이 시험장에서 등락에 판가름이 될 1점을 좌우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과목별 학습방법
① 회계학 1부
동차기간에는 과감히 버릴 파트를 골라 버려서 맞출 수 있는 문제를 맞춰야 합니다.
그러나 유예기간에는 모든 파트의 기본적인 문제는 다 풀 수 있어야 하고 자주 기출되는 파트는 더 심화학습이 필요합니다. 이번 2차 시험에서도 한동안 나오지 않던 법인세회계 문제가 출제되어 그 파트를 버린 동차생들은 당황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또 회계학 1부는 반드시 고득점해야 합격할 수 있으니, 직장인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실패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아침시간 2시간은 항상 재무회계문제를 5문제 이상 풀고 복기하는 방식으로 5회독 이상하였고, 원가회계의 경우 점심시간 1시간을 투자해 중요문제 위주로만 2~3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② 회계학 2부
마지막 스퍼트 기간까지도 문제를 손으로 직접 풀어야 하므로 시간 소모가 상당하지만 또 누구나 풀기 싫고 두려워하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저는 5회독 이상을 하면서 1회독시마다 틀린 부분을 체크해 약한 부분과 강한 부분을 확인해 놓았습니다. 여러책을 보기보다는 원서 1권을 마지막에는 거의 답이 외워질 정도로 풀었습니다.
그리고 모의고사 중에 틀렸던 문제를 체크하며 마지막 스퍼트 기간에 다시 풀어보았습니다. 결국 마지막까지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부분이 주요한 것 같습니다.
③ 세법학 1부
반드시 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암기하고 있는 것과 논리적으로 보기 좋게 써내려가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특히 직장인들은 쓰는 연습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저는 흘려 써보기도 하고 타자도 쳐봤지만 큰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챕터 하나하나마다 A4지에 보기좋게 정리하고 마지막 스퍼트 시기에는 이 요약본으로 회독수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또 국세기본법의 내용이 상대적으로 너무 많으므로 시간 조절을 잘해야 좋을 것 같습니다. 개소세나 지방세도 20점인 것을 감안하면 국기법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것은 결코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상증법는 기본 계산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확장해가며 스토리라인을 잡아가면 조금은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1차에서 접하지 못한 과목이라 어려울 수도 있지만, 스토리라인을 잡아가면 암기영역을 확장하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④ 세법학 2부
지방세법을 두려워하지 말고 취득세만이라도 확실히 잡고간다는 생각으로 출발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지방세는 결국 취득세가 대부분으로 취득세 연장선상에서 등록면허세나 재산 등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조특법이나 개별소비세법은 암기와의 싸움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법소부나 국기법은 양이 방대하고 시험에서 묻는 것도 입법취지부터 효과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해야 하므로, 마지막 승부처에서는 암기를 통해 점수를 확보하는 세법학 2부에 집중력을 더 높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치며
지난 2년간의 시간은 빛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는 불안한 날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해내야만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절실함의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시간동안 저를 지원해주신 여러 소중한 분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선 저를 세무인의 길로 끌어주시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신 김종건 상무님, 항상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대림산업 동료 선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공부로 인해 1년에 2~3번밖에 보지 못해도 묵묵히 응원해준 하유진 양과 어머님 조길숙 여사님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1년 365일 휴일도 없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저를 위해 챙겨주신 어머니, 이선주 여사님과 동생 강승희 군, 그리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도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꼭 하고 싶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때로는 경쟁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채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보이지 않던 답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 마음 하나로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이끌어내시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시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수험생 여러분들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