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는 말
안녕하세요. 저는 여의도 증권사에서 신규 금융상품 기획업무를 다루고 있는 서른 중반의 가장, 신관식이라고 합니다.
제가 세무사시험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때는 2013년 2월이였습니다. 이전에도 2012년 금융자격증 중 CFP(공인재무설계사)를 취득하면서 소득세 부분에 자신감이 있었지만, 2013년 2월 저축성보험 비과세 내용이 역대 어느 해보다 법령이 많이 바뀐 터라 세무사분들의 조언과 법령해석이 필요하던 찰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원하는 수준의 도움을 얻지 못했고, 그래서 "그래, 차라리 내가 한번 해보자.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세무사 주말 종합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합격까지 3년 10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릴 줄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 시험과목별 출제경향 및 수험 대책
① 재무회계
카테고리별 핵심이론과 중급회계 상권 중심의 계산문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2차 시험을 3번씩 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점은 계산문제는 중급회계 상권에서 집중 출제되며 이론형 문제는 상하권을 통틀어 카테고리별 핵심 이론부분에 집중해서 출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② 원가회계
정상원가/종합원가/표준원가/활동원가/CVP분석 위주로 원가회계는 1~2차 모두 난이도가 상향조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느낀 이유는 1~2차 문제 모두 계산문제가 다수이며 계산상에 하나라도 착오가 발생하거나 기본 개념이 정립되지 않으면 함정에 쉽게 빠지는 문제로 구성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문제수가 적어 정상원가/종합원가/표준원가/활동원가/CVP분석로 문제가 집중 출제 되는 점은 유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③ 세법학
판례 중심 + 법령의 취지와 배경을 꼼꼼히 살펴보고 특히 2016년 2차 세법학 1부는 모든 문제가 최근 판례의 쟁점사항과 해당 법령을 접목하는 문제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듯 싶습니다. 법령 암기는 기본이고 관련 판례 및 판례의 논리 전개흐름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세법학 2부에서 부가가치세/지방세는 지엽적인 내용보다는 법령의 취지, 구조, 다른 세법과의 차이점, 핵심판례를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며 개별소비세/조세특례제한법은 시간될 때 마다 조문을 프린트하거나 두꺼운 세법학 책 보다는 요약서를 활용해 핵심키워드의 단어 및 문장들을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④ 민법 / 재정학
기본 개념과 기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면 고득점을 맞으실 수 있습니다. 민법은 민법총칙의 조문위주로 기출문제에서 다소 변형된 문제로 출제되고 있으며 재정학은 미시경제학과 조세론을 이해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기본문제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① 재무회계 {1차 (2016년 기준) 회계학 1부 77.5점 / 2차 회계학 1부 56점}
출근 때는 중급회계 Booklet을 활용해 재무회계 이론을 다독했고 평일 점심시간에는 심화-중급회계 연습책을 활용해 주관식 1~2문제, 객관식 2~3문제를 꾸준히 풀었습니다.
주말에는 평일에 틀렸던 문제를 다시 풀거나 심화 고급회계 연습책에 나온 문제/이론을 숙지했습니다.
심화 중급회계/고급회계 연습책은 각 카테고리별 필수 주관식/객관식 문제를 수록하고 있어 1~2차를 동시에 준비하는 데 맞춤형 교재였습니다.
② 원가회계 {1차 (2016년 기준) 회계학 1부 77.5점 / 2차 회계학 1부 56점}
원가관리회계도 기본개념과 문제에만 충실하려고 했습니다. 2016년 1~2차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기 위해 시중의 책 3권을 단권화했습니다.
퇴근시간에 1시간 내외로 원가회계 이론을 보았고, 평일에는 퇴근 후 독서실에서 딱 한시간만 원가회계 문제를 풀었습니다. 주관식 1~2문제, 객관식 2문제씩 풀었고 주말에는 주관식 3~4문제만 풀었습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 처럼 회독 수에는 크게 구애받지 않았고, 원가관리회계 1.5는 1개월간 1회독(총 10회독), 단기완성책은 2개월간 1회독(2015년 11월~2016년 4월까지 총 3회독)을 할 수 있었습니다.
③ 1차 세법 {1차 (2016년 기준) 세법 80점 / 2차 회계학 2부 50점}
2014~2015년도에 세법개론 책을 여러 번 보았기 때문에 2016년도에는 핵심정리 세법책으로 1차 이론형 문제를 준비하고 세무회계에 필요한 이론사항을 꼼꼼히 정리했습니다.
1차 시험을 이후에는 기타세법 페이지를 과감히 잘라내고 세무회계용 이론집으로 해당 책을 활용했습니다.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내용은 조금 과장해서 거의 다 외웠습니다.
세무회계는 세무회계연습I,II를 보았습니다. 평일에는 3~4시간씩, 주말에는 4~5시간 이상씩 투자했습니다. 공부시간의 절반 이상을 세무회계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세무회계 목차에 나온 문제번호와 항목 앞에 문제를 푼 날짜를 적고, 풀이와 답이 모두 맞으면 파란색, 풀이와 답이 모두 틀렸으면 빨간색, 답만 틀렸으면 노란색을 체크했더니, 목차만 봐도 취약점이 어느 부분인지를 쉽게 알 수 있었고 이를 집중 반복했습니다.
④ 세법학 1부, 2부 {2차 세법학 1부 57점, 세법학 2부 64점}
2014~2016 세법학을 저는 특이하게 준비하였습니다. 세법학 스터디가이드 책에 국세청 홈페이지 '월간 국세' 에서 2014년부터 2016년 4월까지 판례/심판청구/심사청구건 내용을 발췌하고 책과 함께 제본해 한 권의 책으로 대비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무사 2차 시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차별화되는 방법을 찾다가, 대법원 판결, 심판/심 사례의 논리 흐름대로 답안을 정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평일에는 세법학 이론, 법령을 3~4시간 공부하고 주말에는 월간 국세 판례 건들을 숙독하고 2차 시험 100일을 남겨둔 시점에는 과목당 주요 이론 50개씩(조특법 100개)과 이론에 해당되는 월간 국세 판례 내용을 스프링 노트에 써서 외우고 숙독하였습니다.
⑤ 재정학 / 민법 {재정학 77.5점 / 민법 82.5점}
재정학은 합격하신 다른 분들과 크게 다른 부분이 없고, 1차 선택과목으로 저는 민법을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조문이 상법보다 적고 재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법은 민법총칙책으로 준비했고 주말에만 3시간 정도 공부하였습니다.
□ 개인적인 노하우
① 일반 수험자(ex.학생)들 처럼 하면 No, 회독 수에 집착하지 말자
직장인은 평일에는 넉넉하게 잡아도 하루에 6~7시간(오후 7~8시부터 새벽 2~ 3시까지)밖에 공부를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회사 회식, 잔업 처리, 프로젝트성 업무를 하면 하루에 2~3시간도 공부하기가 힘듭니다.
이처럼 절대적인 공부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 수험자 분들처럼 "예습-강의수강-복습, 회독수 늘리기" 등의 정통 방식과 코스로는 절대 붙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특히 회독수를 늘리는 것은 부질 없는 선택이라 생각했습니다.
또 막판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올인하게 될 것 같았는데,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한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써 최선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② 수년간의 기출문제(객관식, 주관식)는 무조건 외우자
최근에 세무사 시험관련 기출문제집이 많습니다. 저는 단연컨대 기출문제집 중에서도 누적연도가 많은 기출문제집을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저는 회독수를 늘리는 것 보다 기출문제 및 기출문제에서 파생되는 회계, 세법, 기타과목의 개념들을 해당문제의 상하/좌우 빈 공간에 빼곡히 적어서 통째로 외우는 방법으로 공부 했습니다.
이 방법은 1차 준비에서 특히 효과를 봤습니다. 언뜻 보면 무식한 방법이고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었습니다.
③ 욕을 먹더라도 이기적이 되자
저는 회식은 될 수 있으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도 조사(장례)외에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저에게 주어진 업무는 완벽하게 기한을 맞춰서 끝냈습니다.
욕하는 직장상사나 동료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근무평가에도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세무사 합격에 인생 전체를 걸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주위 사람들의 비난과 따가운 시선, 일정 정도의 불이익은 참을 수 있습니다.
④ (세법, 세법학) 세법은 실생활에서 계속 생각하자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세법에 미쳐있었습니다. 출근하는 길에 생수를 사면 "수돗물은 부가가치세 면세지만 이건 과세", 택시를 타면 "택시회사는 조특법 규정에 의해 부가가치세 환급 혜택을 받는다", 월급날이 되면 "간이세액표에 의해서 내 급여에서 세금이 빠지고 회사는 다음달 10일까지 본점 관할 세무서에 원천징수 세액을 납부하겠다" 등등의 생각들을 했습니다.
그리고 1월이 되면 연말정산 엑셀계산기를 직접 만들어 환급액을 계산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실생활과 세법을 계속 연관시키다 보니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⑤ (세무회계) 취약 과목은 선택과 집중, 색깔스티커를 활용하자
저에게 회계학2부(세무회계)는 지옥과 같습니다. 2014년 동차 때는 평균점수는 커트라인을 넘었으나 회계학2부(세무회계)가 과락이 나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2015년 유예 때는 커트라인에 2점이 모자랐는데 회계학 2부(세무회계) 점수가 40점 이었습니다.
그래서 3차 때 저는 일반 수험생과 달리 배점이 높은 "법인세, 소득세"를 위주로 세무회계 공부를 했습니다. "부가가치세 20점은 나머지 문제를 다 풀고 나서 푼다”라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렸듯이 세무회계 목차에 문제를 풀었던 날짜를 적고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의 색깔스티커로 저의 취약부분을 파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책 목차만 봐도 취약점을 알 수 있었고, 파란색 스티커가 3번 연속 나온 문제들은 제외하고 파란색 스티커가 연속으로 나올 때까지 풀고 또 풀었습니다.
□ 기타 공부 노하우
① 학원·인터넷·강의테이프 중 선호하는 공부방법
저는 비전공자면서 직장인이다보니 회계관련 지식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2014년에는 주말반 오프라인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강의의 단점은 "흔히 일컬어지는 과목별 최고의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유예 때는 흔히 이야기 하는 과목별 최고 선생님들의 강의를 모두 온라인을 통해 들었고 3차 때는 강의를 듣지 않고 "저의 성향과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참고서"를 선택해 숙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저처럼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만의 주/월단위를 스케줄을 짜서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온라인 강의가 강사 선택이나 시간 절약 차원"에서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② 수험생활 중 애로사항이나 본인만의 체력 및 스트레스 관리방법
가장 큰 애로사항은 수면부족이였습니다. 퇴근 후 6~7시간의 공부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3년 넘게 평일에 4시간 이상 자본 기억이 없습니다. 새벽 3시부터 오전 6시 반까지 3시간 남짓 자다보니 3차 때는 거의 탈진 상태였습니다.
체력관리 기법은 크게 없습니다. 일단 밥을 많이 먹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녹즙을 꾸준히 먹었고 주말 오전에는 평일에 못잤던 잠을 충분히 자거나 가족들끼리 공원 가서 산책 하거나 키즈까페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방법으로는 공부가 잘 안될 때는 팟캐스트(팟빵)를 듣거나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보는 것 정도입니다.
□ 마치며
2016년 11월 2일 오전 9시. 회사에 출근해서 큐넷-세무사 홈페이지에 로그인하여 마이페이지를 열고 시험결과 확인을 클릭하기 전, 저는 질끈 눈을 감았습니다. 2014년 동차, 2015년 유예, 2016년 1~2차를 준비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수험기간에 첫 아이가 태어났지만 공부한다고 잘 놀아주지 못했던 미안함, 가족들과 떨어져 직장 근처 고시원에서 생활했던 기억, 오른손 손목이 너무 아파 보호밴드를 끼고 문제를 풀던 모습, 독서실 건물 옥상에서 3번의 새해를 맞이 했던 비루함을 떠올리며 "이번에 안되면 포기하자"는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합격"이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붙었다"라고 소리쳤고 주위 동료들도 제가 어떻게 공부한지 알기에 축하의 박수를 쳐주기도 했습니다. 정말 기뻤고 지금도 기쁘고 앞으로도 기쁠 겁니다.
아울러 저와 같은 길을 걷고 있을 수많은 직장인 여러분. 세무사가 되려고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하셨다면 힘들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포기하면 다시 시작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미래가 불안한 직장생활을 하며 더 큰 후회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복합세무컨설팅 전문가가 되고 싶은데요, 직장 내에서는 절세금융상품과 퀄리티있는 세무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대외적으로는 정기적인 세무관련 칼럼과 방송을 통해 택스 커뮤니케이터로서 일반 대중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