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
민주주의 리더십 재차 강조 "대통령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구체성 떨어진다는 지적에 "민주주의 원칙과 방향이 더 중요"
안희정 충남도지사(사진)가 25일 복지 문제와 관련해 "복지재정은 타이타닉호 구명보트를 타는 순서대로 우선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안 도지사는 이날 오후 인터넷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노인, 아동, 장애인, 여성, 청소년 등 우리는 지금 구명보트에 타는 순서도 잘못됐고, 구명보트 (숫자) 자체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절대적 사회 약자를 보호하는 복지정책을 우선적으로 강조했다.
특히 '선별복지 대 보편복지' 논쟁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는 보편복지, 선별복지를 이야기할 수준도 안 되어 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저 정도로 복지 하면서 무슨 보편복지냐. 너무 관념적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절대적 약자 보호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 구명보트 (숫자) 자체도 부족하다. 구명보트를 더 만들고 튼튼히 하자는 게 제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 정책 핵심은 근로능력과 연계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게 가장 적극적 복지정책이다. 청년수당을 주더라도 일자리를 찾기 위한 수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재정을 어떤 순서로 쓸 것이냐를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 이 원칙과 개념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각각의 부문에 대해서 얼마 더 줄 것인가로 바로 들어가는 건 민주주의 정치를 왜곡시킬 뿐만 아니라 좋은 정치를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자신의 차별성으로 '민주주의 리더십'을 거듭 내세우는데 반해 구체적 정책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 선거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뽑는 선거"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민주주의자이자 직업정치인'으로서의 국정 운영의 철학과 비전에 방점을 찍는 이유를 재차 역설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가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문화부 장관 하나 뽑는 선거가 아니다"며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뽑는 선거인데, 지휘자가 이곡을 어떻게 이해했는가를 따져야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 시대를 어떻게 읽고 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 원칙과 방향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연금 20만원 공약했다고 복지철학이 있고 복지국가 만들었다고 말할 수 없지 않나. 민주주의가 공약을 교환하는 선거로 작동한다면 그 민주주의가 국가를 이끌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민주주의 가치 철학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정당 정치인으로서 이런 이야기를 안 하면 정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그러나 디테일하게 복지와 경제 정책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개념 설계는 충분히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와 안보외교, 경제정책 등에 이(민주주의) 원칙을 갖고 들어가야 정글 같은 곳에서 길을 놓지 않고 국가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경제 정책에 대해 "표지 갈이식 정책을 계속 만드는 것을 저는 거부한다.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 산업정책은 제가 볼 땐 다 똑같다"며 ▲개방통상 전략 ▲혁신경제주도형 경제성장 ▲공정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 세 가지 방침이) 역대 모든 정부가 이름만 바꾸고 똑같은 정책이었다. 그것을 좀 더 계승하고 버전업시키겠다. 그것이 나의 경제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내놓을 것들이 많은데 이것들 전체를 지휘해야 하는 지도자의 국정 철학과 비전이 뭐냐. 난 민주주의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민주주의를 통해 산업의 새순이 올라올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 정치가 해야 할 직업적 본령"이라고 거듭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 구체적 기능(정책)으로만 설명하면 전체(민주주의)를 설명할 길이 없고 전체를 표현하면 너무 추상적이라서 감이 잘 안 온다"며 "그러나 앞으로 대선후보간의 토론과 (정책)검증을 통해서 제가 어떠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지 알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향후 구체적인 정책 발표를 예고했다.
안 지사는 자신만의 전략에 대해 "원칙과 소신대로 꾸준히 하는 게 제 전략이고 국민과 시대가 바라는 게 '민주주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여야 구도와 진영 논리에 의해 주장이 얼른 눈에 띄지 않아도 꾸준히 소신을 알리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민주주의 리더십에 대해 ▲대화와 타협의 능력 ▲법과 제도 설계 능력 ▲견제와 균형 능력을 내세웠다.
한편, 안 지사 측은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는 설 연휴 이후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핵심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그동안 충남도정의 성과를 정리하고 앞으로 경제, 복지, 외교 안보 등 구체화된 정책을 하나씩 발표할 것"이라며 "그동안 대통령으로서의 민주주의 리더십을 밝혀왔다면 이젠 정책과 함께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