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은 예정대로 오전 10시 시작돼 개회 선언과 국민의례, 출석주주 및 주식수 보고, 영업보고, 외부 감사인 선임 보고 등을 거쳐 오전 10시18분께 의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
최태원 회장의 이사 선임안이 상정된 뒤 소버린측을 비롯한 일부 주주들의 의사 발언이 있었지만 10시50분께 표결에 들어가 5분간의 투표를 거쳐 전자개표기를 통해 15분 가량 만인 오전 11시9분께 결과가 발표됐다.
이후 김준호 부사장에 대한 이사 선임안 표결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 등도 일사천리로 진행돼 주총은 오전 11시25분 마무리됐다.
0...최태원 회장은 그동안의 관행대로 이날 주총회장에 불참, 신헌철 사장이 주총 의장을 맡았다.
SK㈜측은 "최 회장의 주총 불참이 관행인 데다 이번 주총에서는 본인의 이사 선임안이 의안으로 상정된 만큼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러나 주총이 열리는 동안 호텔 내부에 머무르다가 곧바로 열린 이사회에 참석,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0...소버린의 데이비드 매플백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 회장의 이사 선임안 표결에 앞서 최 회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역설했지만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데 실패했다.
매플백 COO는 먼저 "이사회가 좋은 기업지배구조 원칙 확립을 위해 벌여온 활동에 성원을 보내며, 이사회가 사외이사 비중을 70%로 확대하고 제도개선위원회 등의 소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그러나 "지금까지 취해온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며 이사회가 단지 사외이사로 구성됐다는 것만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SK네트웍스와 SK해운의 막대한 손실에 대한 해명이 여전히 없으며 손실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이어 "이사회 보수는 2배 늘리는 반면 배당은 형편없이 낮아 이익의 14% 불과하며 에쓰-오일처럼 했으면 주당 1천800원이 아니라 3배에 달하는 5천150원을 배당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주주들의 지지를 유도했다.
매플백 COO는 또 "유죄 판결을 받은 최 회장을 다시 이사로 추천한 것은 주주들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한 뒤 "우리 주주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며 한표를 호소했다.
0...매플백 COO의 발언이 끝나자 SK㈜측을 지지하는 소액주주들의 발언이 잇따랐다.
한 소액주주는 "우리나라 법정은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고 소버린의 주장을 반박한 뒤 "지난해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지배구조개선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최 회장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또 "사외이사가 70%인 이사회에 국민이 존경하는 분들이 앉아 있다"거나 "선진국 어느 회사도 최고 실적을 낸 경영진을 교체하는 곳은 찾을 수 없다"는 등 최 회장에 대한 지지 발언이 이어졌다.
한 여성 주주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자본국가, 법치국가, 여론국가이며 최 회장에게 잘못있었다면 법의 대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주주와 국민이 원해서 SK㈜가 컸는 데 외국에서 우리나라 기업을 송두리째 삼키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소버린측을 맹비난했다.
0...주총에 앞서 SK㈜측은 주총회장 안팎에 설치된 모니터 등을 통해 회사의 지난해 경영실적과 국내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을 담은 약 10분 분량의 홍보물을 2차례 방송하는 등 주주들을 대상으로 막판 홍보전을 펼쳤다.
SK㈜는 또 주총 회의 순서 및 의안 자료와 함께 최근 발간한 지난해 이사회 활동 성과를 담은 '이사회백서'와 사보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며 지지를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