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랄라 죽음으로 직면한 이란의 딜레마와 실리적 고민

"이란 전략적 계산법에 변화있을 수도"

직접 개입 꺼려온 이란에 보복 압박 커져

"이란, 행동하지 않을 시 동맹 신뢰 무너질 수도"

나스랄라 죽음, 이란 중동 전략적 입지에 타격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사살하면서 국제사회가 이란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을 꺼려왔던 이란이 운명적 선택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공격한다는 명목으로 2주간 레바논에 대한 공세를 강화, 나스랄라를 포함한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들을 사살하고 연이은 공습을 단행했다. 레바논 보건당국은 지난주에서 700명이 넘는 사망자와 5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나스랄라의 죽음에 대한 복수가 있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의 배후 미국과 충돌 가능성이 큰 이번 분쟁에 개입할 시 큰 손해가 불가피한 만큼 이란 지도부가 딜레마 빠졌다는 분석이다.

영국 더가디언은 지난 7월 취임한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피하려 했던 운명적 선택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래, 이스라엘 견제에 저항의 축을 앞세우며 직접 개입은 꺼려왔다. 이란은 지난 7월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자국 영토 테헤란에서 암살됐을 때도 피의 복수를 경고했으나 직접적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수장 암살로 이란에 대한 보복 압박은 커지고 있다.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이란이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당성은 사라졌다"며 "여기서 이란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동맹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헤즈볼라의 수장 나스랄라는 이란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인물로, 그의 죽음은 이란의 전략적 입지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 정치매체 더 힐은 이란은 이제 헤즈볼라를 어떻게 재건하고 지원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며 이는 단순한 군사적 지원을 넘어서 정치적 경제적 차원에서도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나스랄라의 죽음으로 약화된 헤즈볼라는 이란의 이스라엘 견제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은 과거 40년간의 투자를 고려할 때 헤즈볼라를 포기하지 않고 재건하려 할 공산이 크다. 이는 이미 국제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이란에 경제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란은 여전히 이스라엘과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고 신중한 접근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헤즈볼라의 내부 재건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더힐은 이에 따라 나스랄라의 죽음이 이란의 전략적 계산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란이 중동 내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