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맨 오른쪽)이 13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예정기관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임종룡 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공동으로 한국거래소 19층 회의실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예정기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임 위원장이 향후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는 업계의 준비현황과 의견을 듣고 한국산업은행‧예탁결제원‧증권금융‧금투협회‧생보협회에 대해서는 이 활동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지원을 요청키 위해서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기업지배구조원과 8개 자산운용사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제브라투자자문, 대신경제연구소)는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의 제정을 공표했었다.
◆왜 스튜어드십 코드인가=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관투자자들이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지고 의결권을 충실하게 행사하게 되면 주식‧자본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투명성이 높아지는 한편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인식도 제고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예컨대 일본은 2014년 2월 이 제도 도입 이후 4개월 만에 127개 기관투자자가 코드에 가입했으며 16년말 기준 214개의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중이다.
임 위원장은 “기관투자자의 활발한 주주활동에 대응해 일본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배당 같은 주주환원정책을 적극 펼쳐 주식시장으로 자금유입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를 20년 장기 박스권에서 벗어나는데 원동력으로 스튜어드 코드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영국에서 처음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계기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주주, 특히 기관투자자 주주의 무관심 속에서 금융기관 경영진의 잘못된 위험관리를 견제하지 못한 결과라는 반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과 기관투자자 간 소통과 대화가 활성화되면 기업은 지배구조나 경영전략 또는 관리방식을 효율적‧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경영 전 분야에 잠재한 위험요소도 잘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제정에 이어 투자자 측면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완성됨으로써 투자자 보호,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쌍두마차로서 시장을 통한 자율적 규율기반이 구축된 것으로 그는 평가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Stewardship Code)란=우리말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불린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토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을 일컫는다.
금융위원회는 애초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등을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의 제정을 주도했다. 그러나 '경영권 침해'를 우려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주도 작업은 사단법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맡겨졌다. 때문에 '이해 관계기관 간 쉽지 않은 조정'이라는 관련한 큰 짐을 떠안은 조명현 기업지배구조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임종룡 위원장으로부터 “수고했다”는 격려를 듣기도 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이 사태가 터지면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자'는 견해가 강력하게 대두되며 전격적인 제정이 이뤄졌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조사하는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소환한 이날 공교롭게도 동시에 열린 간담회에서는 다소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스튜어드십 코드 한국판 제정에 삼성자산운용이 참여했다.
금융위원회와 기업지배구조원은 이달부터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주주활동에 관한 제반 이슈를 지원하기 위해 실무협의체를 운영할 예정이다. 실무협의체는 이들을 비롯해 금감원, 금융투자협회, 연구소, 법률전문가가 참여하며 법령해석이나 제도개선 건의사항을 검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