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귀포구~수월봉 해안길은 '야외 지질박물관'…낚시·노을 구경에 "하루가 짧아요"-조세일보모바일

◆…수월봉 정자

바람 많은 제주도, 그중에서도 바람의 언덕이라 불리는 수월봉은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방울 양배추 농사가 한창인 고산

한경면 고산 우체국에서 차귀도 포구까지 걷다보면 한 겨울에도 양배추 농사가 한창이다.

여름이면 한치를 길게 널어 말려 놓은 광경이 신기하기도 하다.

차귀도 포구에는 낚시배들이 손님을 기다리거나 출항준비를 서두르기도 한다. 가까이 보이는 차귀도 부근은 풍랑만 일지 않으면 바다낚시배가 분주히 오간다.

◆…해질녘 바다위의 고깃배

한 시간 정도 즐기는 체험낚시로 차귀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2만 원을 내면 우럭이나 돔을 낚아 배에서 선장이 바로 떠주는 회맛을 즐기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낚시뿐아니라 아름다운 차귀도 섬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예전에는 차귀도에 사람이 살았었으나 지금은 제주도에서 가장 큰 무인도로 흔적만 남아있다.

최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고 섬을 보호해 왔다가 지금은 배를 타고 섬에 서 약 한시간 정도 머무르며 차귀도의 두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절벽 아래 떨어지는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도 있다.

배는 차귀도를 한바퀴 돌며 선장이 차귀도의 전설과 바위들의 이름이 지어진 이유를 맛깔나게 설명해 준다.

◆…수월봉이 보이는 엉알 해안

이곳 고산리 사람들은 대대로 물려받은 아름다운 선사유적지와 지질트레일 그리고 차귀도와 수월봉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다른 해안가에서 흔히 발견되는 쓰레기들이 이곳 해안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유도 마을 사람들이 솔선해 지키고 가꾸기 때문이다.

◆…지질트레일 해안

바닷가에는 말린 한치를 구워 파는 작은 점포들이 늘어서 있다.

여름 한철인 한치를 바로 앞 바다에서 낚아 올린 것을 해풍과 햇빛에 바로 말린 것이기에 짜지도 않고 맛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여름 한철 잡히는 제주도 특산품 중 하나인 한치는 말린 모습이 오징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식감이 부드러우며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갓 잡아 살아있는 한치는 투명해 횟감으로 혹은 물회로 즐겨 먹는다.

◆…지질트레일 해안

차귀포구에서 수월봉까지 길게 늘어선 해안길은 그야말로 야외 지질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수월봉 지질트레일은 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서 수월봉까지 이르게 한다.

해안길을 걷다보면 층층이 쌓여있는 지질 트레일코스는 왠지 사람을 숙연하게 만든다. 한 층이 쌓이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면 수만 년 전 누군가가 저곳을 밟고 지났을 것 같기도 하다.

◆…일본 갱도진지

과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은 이곳에 군수물품을 숨기기 위해 갱도진지를 팠다.

아름다운 길에 슬픈 역사, 일본 갱도진지는 제주도에 깊게 박힌 상처 자국이다.

◆…수월봉의 전설

이 길에는 바다와 바람의 언덕, 그리고 이곳에 쌓여있는 지층의 흐른 시간처럼 슬픈 전설이 전해져오고 있다.

약 380년 전 이곳에 수월이라는 누이와 녹고라는 동생이 홀어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어머니가 중병에 걸렸다. 남매는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어머니의 병세가 점점 깊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남매는 스님이 가르쳐준 백 가지 약초를 달여 먹으면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믿고 부지런히 약초를 찾아다녀 아흔아홉 가지의 약초를 구해냈다. 하지만 오갈피만은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