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방위는 정부투자기관 사장을 뽑는 '사장추천회위원회'를 민간위원으로만 구성토록 하고, 대표적 낙하산 지위로 인식돼온 공기업 감사 선임 과정에도 공모제를 도입하는 한편 임명제청 전에는 부방위의 청렴성 검증을 받도록 했다.
부방위 홍현선 제도개선심의관은 13일 "감독부처 퇴직공직자에 대해 1년간 자회사 임원으로 재취업을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청렴성 검증을 위해 부방위와 협의절차를 신설하는 등 공기업 임원선임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국장에 따르면 현재 공기업의 사장이 되려면 '사장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주무 부처 장관의 제청에 이어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사장추천위원회'는 감독부처인 정부투자기관운영위원회에서 선임된 비상임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감독부처의 입김이 작용할 소지가 많다는 것이 홍 국장의 설명.
홍 국장은 "감사의 경우도 '정부투자기관운영위'의 의결에 이어 기획예산처장관 제청, 그리고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공모절차와 청렴성 검증절차가 미흡하다"며 "이에 따라 투자기관의 자율성 침해소지는 물론 인사철마다 로비 등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방위는 정부투자기관운영위에 참여하는 민간위원 숫자를 5명에서 정부위원(6명)과 같은 6명으로 늘리고, 사장추천위는 운영위와 이사회가 각각 선임하는 민간위원만으로 구성토록 했다.
또 투자기관운영위 및 사장추천위를 구성하는 민간위원의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위촉절차와 함께 시민단체 활동경력, 공기업 고객 대표성 등의 위촉 기준을 관계 법령에 명시토록 했다.
아울러 감사 선임 과정을 현행 '투자기관운영위 추천→ 예산처장관 제청→ 대통령임명'에서 '공모→ 투자기관운영위 추천→ 예산처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으로 바꾸고, 제청 과정에서 재경부 뿐아니라 부방위와 협의를 거쳐 '청렴성 검증'을 받도록 했다.
홍 국장은 "부방위에서의 청렴성 검증을 받는 것은 현재 공직자 비위사실과 관련해 부방위에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적절한 인물인지를 검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방위에 따르면 실제로 정부투자기관 26개 가운데 10개 기관의 현직 사장이 감독부처의 고위직 공무원 출신으로 조사됐으며, 정치인 출신 사장도 6명이나 된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2년간 4급이상 퇴직공무원이 자회사에 재취업한 경우는 재정경제부 63%, 감사원 41%, 문화관광부 34%, 금융감독원이 47%에 달했다.
홍 국장은 "부방위의 이번 조치가 공기업 낙하산 인사관행을 근절하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근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선임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해 꼭 필요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그 자리에 앉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방위는 13일 이같은 '공기업 분야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 14일 재경부, 기획예산처 등 6개 정부 부처와 KOTRA, 한전, 도로공사, 주택공사 등 13개 공기업에 권고할 예정이다.
부방위 권고를 받은 13개 해당 기관은 법에 따라 오는 6월말까지 자체규정을 개정해야 하며, 법적 뒷받침을 위해 연내 정부투자관리기본법,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 등 관련 법령도 개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