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아지자, '개헌론'을 다시 꺼내들어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민주당 비문세력들도 '개헌 당론 채택'을 요구하면서 당내 대선주자 1위인 문 전 대표 흔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는 지지율 1위 굳히기에 들어간 문 전 대표를 견제하며 이른바 '반문지대'의 차기 로드맵이라는 분석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고 개헌에 반대하는 대선 주자는 개혁에 저항하는 수구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내에서도 개헌에 대한 입장을 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줄곧 개헌에 찬성하다가 이제 개헌 저지에 앞장서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답할 때"라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대선 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는 앞서 대선 전 개헌 불가능을 밝혔지만 손학규 전 대표의 국민의당 입당 후, 개헌을 내세우자 입장이 바뀌었다.
그는 이날 오전 대구 동대구역사에서 열린 국민의당 순회 최고위원회에서 "개헌 전 최소 6개월은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의 빠른 개헌안 공개를 주문했다.
손 전 대표 또한 민주당이 개헌안을 내놓지 않는 것을 친문세력의 패권주의 소산으로 규정하고 대선 경선과 본선에서 체제 개편 방향을 제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이기재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선 전 개헌을 하기 위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민주당의 신속한 입장 정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책임 있는 정치인과 정당이라면 이제 개현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문 전 대표는 본인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집착해 정치개혁의 중요한 분기점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 내 비문세력들도 개헌에 대한 당론을 정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압박에 가세하고 있다.
비문세력들로 포진된 '경제민주화와 제왕적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국회의원모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총선에서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을 앞세워 제1당인 된 민주당이 헌법 개정에 대해 취하고 있는 입장은 당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장 근원적 개혁이 개헌이고 각종 개혁의 집대성이 개헌인 것"이라며 "민주당은 하루속히 개헌에 대한 당론을 국민께 보고하고 책임지는 정당의 본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은 자신들의 의석수인 165석에 비문세력(35명)이 뜻을 합치면 개헌통과(200명)를 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당에서 선출된 대선후보가 개헌에 대해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기명투표를 해야 하는 헌법 개정안 표결에 적극적인 찬성표를 던질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문 전 대표는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때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바른정당 내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지사도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며 개헌만으로 연대는 어렵다”며 “선거 몇 달 앞두고 후딱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