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이 2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연장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기간 연장법안 처리를 위해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민주당 소속의 정세균 국회의장이 거듭 직권상정 불가입장을 밝히자,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권성동 위원장을 재차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바른정당은 자당 소속의 권 위원장을 압박하며 법사위 상정을 주장하는 것에 반대하며 정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촉구하기로 했다.
특검연장법을 놓고 자당 소속의 의장과 법사위원장에 따라 입장차를 달리하면서 야당의 특검연장을 위한 전선이 흐트러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불가'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사실상 직권상정이 어렵게 된 것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동시에 법사위 권성동 위원장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법사위 소속 의원들과 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차례로 열고 권 위원장을 향해 특검연장법 상정을 촉구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권 위원장은 유일한 탄핵소추위원"이라며 "연인원 1200~1300만의 촛불민심은 아직도 생생히 타오르고 있다. 그 사이 헌재는 17차에 이른 변론을 종결했다. 국민의 절대다수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사법처리에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도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이익을 위해 특검수사기간 연장을 불승인했다. 직무유기"라며 "특검연장의 대통령 승인은 특검 판단에 불법적 요소가 있지 않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기속행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대행은 특검기간연장 승인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국가적 비상사태"라며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지 84일째다. 박 대통령이 사법처리 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 전에 탄핵 인용결정의 가능성도 크다. 국가원수의 탄핵과 사법처리가 목전인 이 상황. 국가적 비상사태가 아니라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특검연장법 상정을 압박했다.
이들은 "권 위원장은 특검 수사기간 연장에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탄핵소추를 책임지고 있는 권 위원장은 특검이 아직 못 다한 수사를 할 수 있게 수사기간을 연장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해주는 것. 바로 탄핵소추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하나만 책임지고 하나는 거부하는 것은 한 눈은 감고 한 눈은 뜬 채로 길을 똑바로 가겠다는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다. 탄핵소추위원의 진정성을 특검법 상정으로 선명히 보여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특히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기자회견 자리에는 국민의당 법사위 간사인 이용주 의원도 참석했다.
또한 송영길, 우원식, 홍익표 의원 등 33명 민주당 의원들은 "야4당 합의에도 법사위에서 보여준 바른정당과 권 위원장의 행태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권 위원장은 여야 간 합의에 따른 처리만을 고집함으로써 특검 연장안의 법사위 통과를 사실상 가로막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특검연장법을 상임위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한 다음에도 안 되면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해야 말이 된다. 바른정당은 권 위원장에게 특검연장법 '상정'당론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바른정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또 권 위원장을 향해 "여야 합의 핑계대고 (자유한국당) 김진태 간사 핑계 대지 말라"며 "권 위원장은 상정 못할 거 같으면 우리당 간사에게 사회권 맡기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이날 특검연장법에 대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오늘 직권상정을 강력히 요구하기로 당의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사위 상정을 위해 자당 소속의 권 위원장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선 회의적 입장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지금 법사위를 얘기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특검법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포함해서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것은 (특검법 처리를) 안 하자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