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현 대현회계법인 대표(사진=조세일보 사진DB)
"선택지정제, 지정제 본래 목적달성 어렵게 해 혼란만 가중"
회계투명성을 높이려면 선택지정제 도입을 백지화하고 전면지정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재현 대현회계법인 대표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회계투명성 제고 종합대책에 대한 공청회에 참석해 "선택지정제는 이름만 바뀐 자유수임제에 불과하며 전면지정제 시행이 해답"이라며 "선택지정제는 여전히 피감회사가 감사인을 선정하는 갑의 관계에 있게 돼 지정제를 실시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인선임을 자유수임에서 지정제로 전환하고자 하는 근본목적은 기업-회계법인 사이의 갑을관계에서 탈피시키는데 있다는 것이다. 자유선임체제인 지금도 실무상 기업에 감사수임 제안서를 보낼 수 있는 회계법인의 숫자는 많아야 4-5개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기업관계자 앞에서 PT를 진행할 기회를 얻는 회계법인은 2-3개 정도다.
송재현 대현 대표는 "선택지정제는 상장회사가 원하는 회계법인 3개를 금융당국에 제시하면 증권선물위원회가 그중 하나를 골라주는 것을 기본 틀로 설정했다"며 "기업이 선호하는 3개의 풀(Pool)에 들어가기 위해 회계법인 간 보수 덤핑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재현 대표는 "선택지정제는 이처럼 지정제 본래 목적달성을 어렵게 해 혼란만 초래하는 최악의 방법"이라며 "선택지정과 비슷한 방식으로 피감회사에 적합한 감사인을 배정하고자 한다면 특정 회계법인을 콕 집는게 아니라 피감회사로 하여금 원하는 감사인 기준을 제출받으면 된다"고 풀이했다.
이어 "문제는 선택을 받지 못해 풀에 못들어간 회계법인은 전혀 배정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 대표에 따르면 피감기업 감사후보군에 들지 못한 회계법인은 일감을 전혀 배정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업무 쏠림현상이 심화돼 회계업계 전체적으로 회계감사에 대한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는 "만약 선택지정제와 같은 제도를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상장예정기업을 배정하고 있는 것과 같은 '복수지정제'를 실시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회계투명성 확보의 일환으로 '선택지정제'를 신규도입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대형 회사, 대형 회계법인이 회계부정에 연루되면서 선임제도의 근본적 개편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됐다"며 "외부감사 독립성을 제고하면서도 선의의 기업피해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감사인지정 적용범위 확대' 중심의 선임제도 개편을 일구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