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대통령선거 전 개헌'을 고리로 연대 모색에 나서고 있다.
3당은 이번주 초 대선 전 개헌을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가 단일 헌법개정안 마련에 속도를 내기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대선 전 개헌 작업이 시간적으로 불가능함에도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율 1위의 문재인 전 대표를 최대한 '개헌 반대 프레임'으로 압박해 겨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과 문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찬반 국민투표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대선 전 개헌 주장은 '조기개헌 프레임'으로 정국이슈를 전환해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을 낳은 정당으로써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굳어가는 '문재인 대세론'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패권적 대통령제 폐단을 뜯어고치는 개헌을 통해 민주적이고 분권과 협치 시대정신에 맞는 국가운영에 제도적 기틀 마련해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세균 국회의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는 건 양심 불량'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입법부 수장으로 결코 언급할 수 없는 발언으로 생각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겉으로는 개헌론자를 자임하면서 실질적으로 개헌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입장에 따른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개헌에 뜻을 같이하는 정당, 정파와 단일 개헌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선전 개헌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 왜 외면하는지 이해할수 없다. 지난 87년 개헌당시에도 국민투표까지 정확히 40여일밖에 안걸렸다"면서 "국회의장이 앞장서고 200명 넘는 의원 함께 발의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개헌 추진과 관련, 대선정국에서 개헌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3년 임기단축론'에 대해서는 찬성입장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개헌의 필요성은 굉장히 대두하고 있지만 60일 대선 정국에서 개헌이 합의될까 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각 당의 후보들이 개헌 공약을 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3년 임기단축론이 많이 대두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저는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3당(자유당-바른정당-국민의당)의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며 "그 쪽(민주당 개헌파)에서도 같이 개헌안 내용에 대해 동참해서 단일안을 만들어 빠른 시간 내에 합의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헌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대선을 치르면 새 대통령이 민생이나 여러 이유로 개헌은 또 관심에서 멀어질 것"이라며 "대선 전 어느 정도 개헌에 대한 확실한 못을 박아놔야 한다. 국민투표까지도 가능하다면 대선 전 같이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소속 대권주자들을 향해 “개헌은 낡은 구체제와 결별하고 새 시대 여는 출발점”이라며 “권력을 향해 혼자 뛰어가려 말고 개헌이란 대의를 향해 국민의당에 협조해 줄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3당의 '조기 개헌' 압박을 강력 비판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조간신면을 보면 3당 간사들이 모여 개헌안 발의할 것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개헌자체가 정략적으로 흘러간다는 지적을 안 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안하는데 3당으로 개헌을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그런데 이렇게 개헌 특위를 가동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식의 정략적인 행태는 즉각 중단해야한다. 개헌안 발의하려면 4당 간사가 모여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개헌특위 간사들이 별도의 행동을 한다면 지금 개헌특위는 의미가 없다"면서 "부디 4당 간사가 모여 향후 일정과 로드맵을 논의해야 하는 점을 잘 판단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해철 최고위원은 "정치권 책임이 어느 때보다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탄핵 의미를 정략적으로 시도하는 측이 있고,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기승전'개헌'으로 대통령의 헌정유린과 국정파탄이 해결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이번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민심을 거스르는 것 뿐 아니라 대통령 당선시킨 원죄를 헌법에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