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당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선출대회는 오는 3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이날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인 위원장의 역할은 마감하게 된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랜 생각 끝에 당 대통령 후보 선출대회를 끝으로 비대위원장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과 3개월 전 침몰 직전이었던 자유한국당이 대통령 후보까지 내게 됐다. 감개무량하다"면서 지난 100여일 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제 자유한국당은 선출되는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정권 재창출에 대업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저 같은 사람이 아닌 전적으로 정치인의 역할이다. (저는)국민께 약속했던 데로 평범한 시민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비난, 심지어 조롱 속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의 중요한 책임이 있는 비대위원장을 맡은 것은 대한민국에 보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보수를 다시 추스려 세우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했다"며 "이것 또한 제가 나라를 위해 해야 할 나름대로의 판단과 애국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에게 있어서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의 일은 한 정파나 한 정당을 위한 일이 아닌 나라와 국민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했다"며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든 (저의) 일신의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주저 없이 제 삶을 던지며 살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 결과 수많은 고난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저에게 보여준 반대와 비판도 뼈아픈 것이지만 제 마음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금은 자기의 의지와 관계없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쓰이고 흔적도 없이 자기를 다 녹여서 그 역할을 수행한다"며 "이게 저의 신념이다. 이번에도 기독교적 신앙의 실천이 자유한국당의 비대위원장을 맡게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제 자유한국당은 새로운 모습으로 역사의 출발선에 섰다"면서 "자유한국당이 대한민국 역사의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애정 어린 손으로 꼭 붙잡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히 인 위원장의 사퇴와 관련, '친박계가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에는 친박이 없다. 김진태 의원도 친박이 없다고 했다"면서 거듭 제기된 친박과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인 위원장 사퇴에 따라 당분간 자유한국당은 지도부 없는 시간을 또 보내게 됐다. 앞서 인 위원장은 전날(28일) 한 라디오에 나와 친박을 겨냥하며 "비문 연대를 위해 추가 인적 청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데, 오는 31일부로 인 위원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쇄신작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오는 30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정우택 원내대표의 대행체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