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연결 매출, 사상 첫 서울우유 앞서…별도 매출도 간극 크게 좁혀
매일유업이 지난해 업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성장세를 펼치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유가공업계 절대 강자인 서울우유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도 서울우유를 넘어 명실상부한 유가공업계 선두로 등극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4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매일유업이 1조6347.1억원, 서울우유 1조6037.3억원, 남양유업 1조2391.6억원, 빙그레 8131.6억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일유업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서울우유 매출을 약 309.8억원 앞서는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으로, 지난 1937년 서울우유 창립 이후 80년 만에 처음으로 선두를 내줬다.
유가공 업계는 연결기준으로는 매일유업이 서울우유를 앞섰지만 본업인 유가공사업만의 실적은 아니어서 진정한 선두는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각사의 종속기업 숫자와 영위 업종 등에 따라 회사 외형에 미치는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의 경우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종속기업이 유아동복 업체 제로투세븐, 와인판매업 레뱅드매일, 외식업체 크리스탈제이드코리아, 폴바셋을 운영하는 엠즈씨드 등 14개사(12월 기준)에 이들 기업의 매출 합계액이 4013억원에 달한다.
반면에 서울우유는 연결대상 실적이 조합원 및 일반인 대상 예금과 대출업무 등을 수행하는 '신용사업부' 뿐이며 이 부문 매출액이 500.6억원에 불과하다.
남양유업의 경우도 종속기업이 남양에프앤비와 금양흥업, 미래에셋밸런스Q사모증권투자신탁1호 등 4개에다 이들의 매출 합계도 약 309억원, 빙그레 역시 종속기업이 BC F&B 상하이 등 3개에 합산 매출도 229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서울우유는 법인 형태가 조합이다 보니 일반 사기업처럼 다양한 카테고리로의 사업다각화가 쉽지 않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어, 연결기준으로 업계 선두를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유업이 본연의 유가공사업에서도 이들 경쟁사를 압도하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펼치며 서울우유와의 격차를 크게 좁히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별도기준 매출 증가율, 매일 5.9% 빙그레 1.1% 남양 1.0% 서울 -4.3% 순
그렇다면 국내 유가공업계를 대표하는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4사의 별도재무제표기준 지난해 영업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어떤 궤적을 그렸을까?
각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우유의 지난해 매출은 2015년 1조6266억원대비 4.3% 감소한 1조5564억원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이어 매일유업 5.9% 증가한 1조3281억원, 남양유업 1.0% 늘어난 1조2168억원, 빙그레 1.1% 신장한 8041억원의 순이었다.
여기서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매일유업이 경쟁사를 압도하는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시현, 선두 서울우유와의 격차를 2015년 77.1%, 2016년 상반기엔 84.7%, 지난해 전체로는 85.3%까지 좁히는데 성공하며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고 3위 남양유업과의 격차는 더욱 벌린 점이다.
매일유업의 매출 호조에 대해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과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지난해 더위가 장기화되면서 커피음료 판매와 대 중국 조제분유 수출의 호조, 상하 유기농 우유와 발효유 등 고수익 제품군이 성장을 견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서울우유의 경우에는 주력 아이템인 흰 우유의 국내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듦에 따른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매일유업은 서울우유와의 매출 격차를 2015년 3721억원에서 지난해 2283억원으로 1438억원이나 축소시켰고, 3위 남양유업과는 501억원에서 1113억원으로 크게 따돌리는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간 진정한 유가공업계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선전과 함께 서울우유의 반격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게다가 지난 2013년 대리점 막말사태로 촉발된 영업위축으로 2014년 매일유업에게 2위 자리를 내준 남양유업이 회심의 일격을 가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선보인 '나100%우유'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다, 우유 소비 견인을 위해 거창 공장에 대용량 컵 커피 제조설비를 도입, '스페셜티 카페라떼 레드아이'를 선보였다.
또 오는 13일 경기도 양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유가공 공장 신축에 나서는 등 자존심을 건 일전에 나설 예정이다.
양주 통합 신공장은 우유 200ml 기준 일 최대 500만 개 생산 및 일 최대 1690톤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으며, 단일공장 내에서 우유, 가공유, 분유, 버터 등 70 여개 이상의 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유가공장이 될 전망이다.
영업이익, 4사 모두 증가...이익 규모는 매일, 빙그레, 남양, 서울우유 순
매일유업이 지난해 691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 전년 동기 399억원 대비 무려 292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어 남양유업이 171억원에서 351억원으로 180억원, 빙그레가 309억원에서 356억원으로 47억원, 서울우유 역시 2015년 384억원에서 390억원으로 6억원이 증가했다.
이 같은 수익성 호전은 각사별로 각종 비용 절감과 혁신 등을 통해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총원가율을 낮춘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이 2015년 96.8%에서 94.8%로 2.0%포인트, 남양유업이 98.6%에서 97.1%로 1.5%P, 빙그레가 96.1%에서 95.6%로 0.5%P, 서울우유도 97.6%에서 97.5%로 0.1%P 씩 총원가율을 각각 개선시켰다.
특히 매일유업의 원가율 개선이 눈에 띄는데,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매일유업의 별도기준 원가율이 2015년 대비 2.0%포인트나 개선된 주요 요인으로, ▲제품 믹스 개선, ▲원유공급과잉 우려 완화, ▲중국 분유 수출 성장에 기인한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원유공급과잉 완화에 따른 커피음료 등 프로모션 축소와 제품 믹스 측면에서 적자 품목인 백색시유 비중 축소와 수익성이 좋은 유기농우유의 매출 확대 지속, 중국 조제분유 수출 회복 등으로 수익성이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매일유업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3.18% 보다 2.02%P 향상된 5.2%, 빙그레가 3.89%에서 4.43%로 0,54%P, 남양유업이 1.42%에서 2,89%로 1.47%P, 서울우유도 2.36%에서 2.51%로 0.15%P 개선됐다.
유가공업계 명가 매일유업이 지난 80년간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서울우유를 별도기준으로도 제치고 명실상부한 선두 주자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