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연결 매출 서울우유 앞서...별도기준은 서울우유 84.7% 수준
매일유업의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유가공업계 절대 강자인 서울우유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개별 기준으로도 서울우유의 외형을 넘어 유가공업계 선두 주자로 등극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가공업계 3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매일유업이 8002.6억원, 서울우유 7938.4억원, 남양유업 6136.5억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일유업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서울우유 매출을 약 64억원 가량 앞선 것이다. 서울우유 입장에선 1937년 창립 이후 79년 만에 처음으로 선두자리를 내준 실적이다.
일단 외견상으론 매일유업이 서울우유를 추월했지만 매일유업의 경우 유가공 이외의 사업이 포함되어 있어 진정한 업계 선두 등극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연결기준 매출은 각사 종속기업의 숫자 및 영위 업종 등에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에 진정한 유가공업계 선두 등극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매일유업의 경우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종속기업은 유아동복 업체 제로투세븐, 와인판매업 레뱅드매일, 외식업체 크리스탈제이드코리아, 폴바셋을 운영하는 엠즈씨드 등 14개사(6월 기준)에 업종도 다양하다. 이들 관계사의 매출 기여도는 1476억원에 달한다.
반면 서울우유는 연결대상 실적이 조합원 및 일반인 대상 예금과 대출업무 등을 수행하는 '신용사업부' 뿐이다. 이 부문의 상반기 매출액이 250억원에 불과해 매일유업에 비하면 유가공부분 이외의 매출비중이 크게 낮다.
남양유업의 경우도 종속기업이 남양에프앤비와 금양흥업, 미래에셋밸런스Q사모증권투자신탁1호 등 3개에다 이들의 매출 기여도도 약 115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서울우유의 경우 법인 형태가 조합이다 보니 일반 기업처럼 사업다각화가 쉽지 않은 태생적 한계가 있어, 연결기준으로 업계 선두를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매일유업이 주요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펼치며 절대강자 서울우유와의 매출 격차를 좁히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매출 증가율, 매일 7.0% 남양 1.4% 서울 -4.8% 순...'남양 벌리고 서울 맹추격'
그렇다면 국내 유가공업계를 대표하는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3사의 별도재무제표기준 올 상반기 영업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어떤 궤적을 그렸을까?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우유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8092억원대비 4.8% 감소한 7704억원을 시현, 업계 선두를 유지했다. 이어 매일유업이 7.0% 증가한 6526억원을, 남양유업이 1.4% 늘어난 6021억원으로 2, 3위를 기록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매일유업이 경쟁사를 압도하는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 선두 서울우유와의 매출 격차를 지난해 75.4%에서 84.7%로 좁히는데 성공하고 남양유업과의 격차는 더욱 벌린 점이다.
매일유업의 매출 호조에 대해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은 올해 예년보다 더위가 장기화되면서 커피음료 판매량과 대 중국 조제분유 수출 호조, 상하 유기농 우유와 치즈 등 고수익 제품군이 성장을 견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서울우유의 경우 주력 아이템인 흰 우유의 국내 소비 감소세에 따른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의 매출 격차는 지난해 1991억원에서 올 상반기 1178억원으로 813억원이나 축소됐고, 3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격차는 161억원에서 505억원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간 업계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선전과 함께 서울우유의 대반격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 일환으로 서울우유는 최근 신제품 '나100%우유'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다, 지난 8월에는 최고급 라떼 커피로 우유 소비 견인을 위해 거창 공장에 대용량 컵 커피 제조설비를 도입, '스페셜티 카페라떼 레드아이'를 선보였다.
영업이익, 3사 모두 증가세...이익규모는 매일유업이 '톱'
올 상반기 각사별로 희비가 엇갈린 매출 부문과 달리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3사 모두 총원가율 개선 노력에 힘입어 전년대비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 대조를 보였고, 이익의 절대 규모면에서는 매일유업의 실적이 돋보였다.
매일유업이 올 상반기 24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87억원 대비 159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어 남양유업이 67억원에서 165억원으로 98억원이 늘었고, 서울우유 역시 지난해 15억원에서 올해 79억원으로 64억원이 증가했다.
이 같은 수익성 호전은 각사별로 각종 비용 절감과 혁신 등을 통해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총원가율을 낮춘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이 지난해 98.6%에서 96.2%로 2.3%포인트, 남양유업이 98.9%에서 97.3%로 1.6%P, 서울우유도 99.8%에서 99.0%로 0.8%P 씩 총원가율을 개선시켰다.
특히 매일유업의 원가율 개선이 눈에 띄는데,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매일유업의 별도기준 원가율이 지난해대비 2.7%포인트나 개선된 주요 요인으로, ▲Product Mix 개선, ▲원유공급과잉 우려 완화, ▲중국 분유 수출 성장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매일유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1.42% 보다 2.34%P 향상된 3.76%, 남양유업 역시 1.13%에서 2,75%로 1.62%P, 서울우유도 0.19%에서 1.02%로 0.84%P 개선됐다.
국내 유가공업계를 대표하는 이들 3사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업계 외연 확장과 위상 도약에 어떻게 기여해 나갈지, 나아가 매일유업이 연결매출에 이어 별도기준으로도 지난 79년간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서울우유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선두 주자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