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은 13일 올 들어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대출수수료 명목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대출사기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에만 20건, 1억1600만원이 신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저금리 전환대출, 신용등급 상향, 전산작업비 명목으로 기존 현금을 요구하는 방식에서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대출이 필요한 소비자의 급박한 상황을 악용해 비트코인을 요구함으로써 마치 금전적 피해가 없는 것으로 오인케 하는 신종 수법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요구 사기사례= 저금리의 전환대출을 해 준다고 접근해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편의점에서 구매해 영수증을 찍어 보낼 것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다.금감원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거래소를 통해 매매할 수 있으나 일부 거래소는 거래편의를 위해 시중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사기범은 고금리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대출수요자 (피해자)에게 햇살론 같은 정부정책상품으로 대환대출을 안내해 준다고 접근한다. 이어 대출 받기 위해선 과거 연체기록을 삭제해야 하다며 수수료조로 편의점에서 비트코인을 사 보낼 것을 요구한다.
대출수요자가 시중 편의점에서 24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 선불카드를 구매한 뒤 휴대폰 카메라로 영수증 (선불카드와 동일)을 찍어 사기범에게 전송한다.
사기범은 전송받은 영수증에 쓰인 비밀번호 (PIN번호=영문과 숫자를 혼용한 20자리 번호 기재)로 관련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현금화해 잠적하는 식이다.
◆대포통장 막히자 비트코인으로 전환= 금감원은 “비트코인의 경우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가 아니고 자금세탁방지법상 금융거래정보의 대상도 아니므로 자금세탁이나 불법거래에 사용될 우려가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대출사기는 주로 대포통장을 활용했으나 금융당국이 통장개설 때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자, 미성년자에 대해 금융거래목적의 확인이나 증빙서류를 요청하자 사기범들이 현금 요구 대신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경우 대출 때 소비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도 현금이나 비트코인을 요구하지 않으며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로부터 대출중개 수수료를 받으면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
◆비트코인이란=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9년 1월 개발된 가상화폐를 일컫는다. 디지털파일의 형태로 구매력이 저장되고 일정한 단위 (2017년 4월 3일 현재 1비트코인=134만2793원)로 표시되고 발행기관이 없다.
비트코인 거래소는 비트코인 구매자와 판매자를 중개하는 곳이다. 원, 달러, 유로, 위안, 엔 등 법정통화와의 교환비율이 정해진다. 국내에는 코빗, 빗썸 등이 있으며 해외에는 Coinbase(미국), BTC China(중국), bitcoin.de(독일), BTCBOX(일본)이 있다.
비트코인 가맹점은 지불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수취하는 사업체를 일컫는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기업이 비트코인을 지급수단으로 인정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일부 음식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