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납부세액공제 17개 법인·7억원 부당공제
기재부, 세액공제 유권해석 정반대 답변으로 회신
외국인납부세액공제 대상이 아님에도 부당공제한 국세청도 모자라 공제 대상임에도 공제 대상이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기획재정부의 부실 행정이 감사원에 의해 적발됐다.
감사원이 26일 발표한 '내국법인 등의 국제거래 과세실태 공개문'에 따르면 국세청이 업무처리를 잘못해 공제대상이 아닌 17개 법인에 대해 수억원의 세액을 부족 징수했으며 기재부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선 유권해석을 잘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공개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조세조약을 맺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 소재하는 고정사업장(관리장소, 지점, 사무소, 공장, 작업장)을 통해 사업을 경영하면서 발생시킨 소득에 대해서만 베트남이 과세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법인이 베트남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과세권이 있다.
베트남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업장에 귀속되는 원천소득 자체가 없는 경우에는 베트남에 과세권이 없으므로 베트남에서 외국인계약자세(베트남의 법인세·소득세)를 과세했더라도 이는 조세조약 위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외국납부세액공제란 국제적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외국에서 납부한 세금을 일정 한도 내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감사원이 베트남에서 납부한 세액에 대해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신청한 554개 법인 가운데 세액이 과세표준의 10% 이하인 244개 법인에 대해 점검한 결과 고정사업장이 없는 A주식회사가 베트남에 납부한 외국인계약자세액 2643만원을 공제해 법인세를 신고·납부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법인세를 신고·납부한 법인은 모두 17개였으며 공제금액은 총 7억7249만원이었음에도 과세관청은 이를 그냥 뒀다.
B주식회사의 경우 베트남 소재 고정사업장의 결손액이 13억1183억원이므로 외국인계약자세 부과대상이 아님에도 베트남 정부에 9억9389만원을 납부하고서는 우리나라에 외국납부세액공제액으로 이월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7개 법인이 총 67억6925만원을 외국납부세액공제액으로 이월, 향후 수십억원이나 되는 돈이 세액공제 대상이 될 뻔했다.
내지 않아도 되는 세금을 내라는 기재부의 '황당한' 유권해석도 있었다.
C주식회사는 기재부에 '베트남에 고정사업장이 있어 납부한 베트남 외국인계약자세가 한국 세법상 외국인납부세액공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질의했다.
기재부는 조세조약의 적용 대상이 되는 조세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외국인계약자세가 외국납부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라고 회신했다.
베트남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납부한 외국인계약자세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고 있는 법인은 총 37개, 세액이 691억3768만원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기재부의 질의회신에 따라 이 기업들 모두가 베트남과 우리나라에서 이중과세를 받을 소지가 있다.
이에 감사원은 기재부에 베트남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해 이중과세가 되지 않도록 시정요구를 했으며 국세청에는 외국납부세액공제 법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라고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