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강화로 연초까지 '대출 절벽'…3∼4월엔 은행 신규 주택대출 40% 차지
대선 이후 중도금 신규 승인 더 늘어날 듯…가계부채에 두고두고 부담
강도 높은 규제로 연말·연초 잠시 수그러들었던 집단대출 규모가 다시 살아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대선 이후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이 대거 풀릴 예정이어서 집단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16일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 통계와 금융위원회 가계부채 발표자료 등을 종합하면 올해 들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신규 증가액 중 집단대출 증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2월 14.3%에서 3월 38.5%, 4월 42.4%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2조6000억원, 3조3000억원으로 증가한 가운데 집단대출은 3000억원, 1조원, 1조4000억원 늘어나면서 증가 속도가 더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은행 주택대출 증가세를 아파트 중도금대출 등 집단대출이 사실상 견인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작년 말 정부가 암묵적인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들어가면서 은행권은 신규 분양 사업장에 대한 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집단대출 옥죄기에 들어간 바 있다.
이런 여파로 작년 11월 1조8000억원 수준이었던 집단대출 증가액은 12월 2000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올해 1∼2월에도 증가액이 각각 3000억원에 그치는 등 '집단대출 절벽' 사태를 빚었다.
그러나 3월 들어 집단대출 증가액은 1조원으로 늘었고, 4월에는 1조4000억으로 올라 작년 10월(1조5000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하는 가계대출 증가세는 앞으로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4월 집단대출 신규 승인액은 3조3000억원으로 작년 4월(5조90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대선이 끝난 뒤인 5∼6월 신규 분양물이 대거 풀리면서 집단대출 승인액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5∼6월 두 달간 전국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은 11만 가구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월별 분양 실적 및 분양계획 [부동산114 집계=연합뉴스]
집단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보증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은행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출이지만, 주택공급 과잉으로 주택시장이 경색될 경우 가계부채 위기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입주 전까지 2년여간 나뉘어 대출이 실행되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세에 장기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위는 "5월 이후 분양물량 확대 등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동산시장 안정화 전망, 미국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안정적인 추이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