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대전정부청사 전경.
문재인 정부를 이끌 정부부처 장차관급 인선이 속도감있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국경을 책임지고 있는 관세청의 새로운 수장 인선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인선 일정이 안개 속이다. 청와대가 인선 시점을 특정한 것도 아닌데다 관세청장의 경우 국세청장처럼 인사청문회를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사 타이밍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부 출신 관세청장, 기대감은 크지만...
관세청 안팎에서는 새 관세청장 인선과 관련한 이런 저런 전망과 기대가 뒤섞이고 있다.
일단은 내부 출신 관세청장 기조가 이어지길 강하게 희망하는 분위기다. 특히 문재인 정부와 맥이 닿아 있는 참여정부 출범 초 예상을 깨고 내부 출신 관세청장(성윤갑 전 관세청장)이 발탁됐다는 점도 오버랩,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내세울만한 강력한 카드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관세청 내부에서 후보군을 추려낸다면 2명의 1급 고위직인 김종렬 현 관세청 차장(1961년·경남 마산·행시33회)과 노석환 현 인천본부세관장(1964년·부산·행시36회) 등 2명이다.
김 차장의 경우 지난해 기획재정부와의 교류인사를 통해 이 자리에 임명된 김 차장은 온화한 성품과 합리적인 일처리로 단기간에 관세청 내부의 두터운 신망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내부 출신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 한계다.
즉 그가 새 관세청장에 임명된다 해도 천홍욱 현 관세청장에 이은 '내부 출신 관세청장' 기조가 이어졌다고 하기는 굉장히 애매하다는 것이다.
노석환 인천본부세관장의 경우 관세청 내부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사실상 유일한 후보이기는 하지만 행정고시 기수가 약점이다.
행시32회~34회 출신들이 1급은 커녕 국장급으로 일하고 있는 상급기관 기획재정부와의 인사균형을 고려한다면 차관급 자리로 진출하기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가 이번 타이밍에 올라설 경우 관세청의 세대교체가 너무 급격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비록 1급 고위직은 아니지만 범위를 넓혀보면 정통 관세청맨으로서 정일석 서울본부세관장(1961년·강원 삼척·행시30회), 조훈구 부산본부세관장(1962년·경기 양주·8급특채)도 내부 승진 전통을 이을만한 후보들이다.
다만 이들이 공직사회 인사관례를 깨뜨리고 2단계를 뛰어 차관급인 관세청장에 오를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 상황만 놓고 볼 때 관세청 안팎의 기대감과는 동떨어진 결과물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관세청 안팎에서는 현 체제의 유지되기를 희망하는 목소리들이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퇴직자 신분으로 관세청장에 임명되면서 내부 출신 관세청장의 맥을 이은 천홍욱 현 관세청장의 유임을 기대하고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임과 동시에 관세청 조직을 장악, 현재까지 대과 없이 관세청을 이끌어 온 천 관세청장에 대한 조직 내부의 신망이 높기도 하지만 '또 기재부 등에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바에는...' 이라는 반발심리도 '천홍욱 유임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관세청 안팎의 기대감이 온전히 충족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있다.
지난해 불거진 시내면세점 선정 과정 의혹 및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의혹 등 조직을 둘러싼 잡음들이다. 두 사건 모두 천 관세청장 부임 이전에 불거진 일들이기는 하지만, 시기의 문제를 떠나 관세청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임명권자로 하여금 선뜻 내부 출신 관세청장 카드를 잡아들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자리는 우리 것, 호시탐탐 '기회' 엿보는...
새 관세청장이 인선된다면 기획재정부 1급 관료가 차관급으로 승진해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그동안 관세청장 인선관례를 고려하면 더 현실적으로 보이는 것이 기재부 출신 관세청장 인선 시나리오다.
장수했던 성윤갑 전 관세청장이 물러난 이후 내리 5번 연속(허용석, 윤영선, 주영섭, 백운찬,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 출신들이 낙하산을 타고 관세청장 자리로 내려왔다. 성 전 청장 이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기재부 내부에서도 최영록 현 세제실장(1965년·대구·행시30회) 관세청장 영전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7~8월 중 문재인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둔 중차대한 시점이기 때문에 최 실장의 유임설도 부분적으로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조직 분위기 일신과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서는 최 실장이 어디로든 움직여야 할 필요성이 더 높은 상황이다.
이에 잠시 대가 끊기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최 실장이 관세청장으로 영전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파다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종열 현 관세청 차장도 기재부 출신이기는 하지만 김 차장이 임명될 경우 기재부 입장만 놓고 보면 '남는 것이 없는 장사'라 그닥 매력적이지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