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개의 SPC(특수목적법인)을 이용해 금융당국의 공모규제를 교묘히 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증권 발행주체가 투자자들로부터 수개의 SPC 설립해 공모하더라도 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1일 밝혔다.
현행법은 증권을 발행하는 발행주체와 투자자사이의 정보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투자상품을 청약 권유(공모)할 때에는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20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된다.
지난해 7월 미래에셋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베트남 랜드마크72 자산유동화상품(ABS)'에 15개의 SPC를 통해 이틀만에 250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은 15개 페이퍼컴퍼니(SPC)가 ABS를 인수한 뒤 각 SPC를 통해 최대 49명씩 투자자를 모집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렇게 모집한 투자자는 모두 573명에 이르는데 투자자 수만 본다면 분명 공모상품이었다.
이 같은 꼼수 판매 논란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지만 미래에셋 측은 개별 SPC에 49인 미만의 사모 기준을 준수했기 때문에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미래에셋이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증권의 취득을 권유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여러 개의 SPC를 동원해 49인 이하로 증권의 취득을 권유한 경우 사실상 공모규제를 회피해 공모규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법의 허점이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개정안은 자금조달 계획의 동일성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둘 이상의 증권의 발행 또는 매도가 사실상 동일한 증권의 발행 또는 매도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증권신고서의 제출 등의 공시규제를 적용받도록 했다.
박 의원은 "공모규제는 투자자보호를 위한 중요한 제도적 장치인 만큼 정당한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법의 허점을 메꿈으로써 투자자를 보다 더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