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여야는 9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이 된 것과 관련,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며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 소통한 정부"라고 평가한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한 목소리로 인사 난맥과 외교 문제를 지적하며 혹평했다.
◈ 與, 文정부 국민 '소통' 잘해…당·청 협치 강조
민주당은 지난 한 달간 국정을 운영해 온 문재인 정부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 '문재인 정부=민주당 정부'를 앞세워 당·정·청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에너지밸리 조성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이 드린 약속은 국정 철학에 반영되면서 국민께 희망을 드려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당·청 간 협치와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어 "그동안 인수위원회 없는 국정운영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은 어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취임 한 달 째가 되는 날 인 만큼 그런 의미를 담아서 당·청이 함께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추 대표는 "생선은 뼈가 있어야 요지가 되고 장미는 가시가 있어야 장미꽃을 잘 보호할 수 있다"며 "이는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높을 때 팔짱을 끼고 있다거나 국정수행 지지율이 떨어질 때 거리를 두면 안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 단행에 대해서는 "우병우 사단 대폭 좌천은 당연한 결과"라며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인사의 기준과 개혁 기준과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민주당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수행 능력 평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압도적으로 나타난 것을 거론하며, '문재인정부'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뒷받침되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김현 대변인은 전날(8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은 지난 한달 동안 진심을 다해 국민과 소통한 기간이었다"며 "지난 한 달은 인수위도 없이 바로 국정운영을 해야 하는 악조건에서도 준비된 대통령임을 여실히 보여준 기간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한 달 동안 우리 국민들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아픈 상처를 지닌 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다"면서 "이렇게까지 잘 할 줄 몰랐다. 인사가 만사임을 보여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것이 시중 여론이며 80% 가까운 국민들이 성원을 보내줬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 野3당, "인사·일자리 정부·외교 실패" 맹비난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문재인정부' 출범 한 달을 맞이한 것에 대해 혹평을 내놓으며 일제히 공격했다.
특히 야당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 위기 및 외교 정세가 고조되는 점을 앞세워 '문재인정부'를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새 정부라는 말이 무색하게 새 정부가 출범했는지 의문이 드는 한 달"이라고 운을 떼며 인사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통령 취임 한 달이 되도록 총리만 억지로 임명하고 장관 후보자 중 제대로 임명된 분이 없다"며 "이해할 수 없는 인사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경제 수석, 일자리 수석도 공석이라며 일자리 정부라는 말이 무색하다"며 "국회 임명 동의가 필요 없는 자리도 임명을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일자리 정부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기가 막힌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 원내대표는 "외교안보 분야는 더 처참하다. 새 정부 들어 5차례 미사일 실험 강행은 그 종결판이 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만 남았다"며 "국방부 장관도 지명하지 않고, 국가안보실 2차장도 임명 13일 만에 경질됐다. 역대 그 어느 정부에서도 보지 못한 준비 안 된 정부"라며 거듭 문재인정부를 비난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이날 "취임 후 첫 한 달간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과는 다른 탈권위적인 모습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도 "4대강 감사 지시나 사드 진상 조사 등 인기 영합적이고 단기적 철학으로는 국정이 운영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보여주기식이 아닌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면서 "이벤트성 업무 지시가 아닌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안보 행보를 문제 삼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핵 도발 대비와 한미 연합 방위의 핵심이 사드"라며 "그런데 대통령이 직접 사드 환경영향평가를 지시해 군에 호통을 쳐놓고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확고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겠다는 발언은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는데 중국은 바뀌지 않는다. (이는)동맹국의 신뢰만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문 대통령의 인식을 보면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양석 원내수석 부대표는 "국민이 불안한 것은 북한의 도발도 있지만, 문 대통령의 안보관도 있다"며 "말로는 믿고 따르라는데 참모들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급하지 않다고 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상황"이라고 거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