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여야는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한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제각각 입장을 달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야당인 정의당은 "경제 민주주의의 첫걸음", "고무적"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협치가 의심되는 일방적인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일자리 추경안에 담긴 문제의식과 문 대통령의 소통행보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공무원 증원과 추경 등에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국회의 조속한 통과를 호소했다.
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로 성장을 이루는 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이 '경제 민주주의'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선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첫 단추가 바로 일자리 문제 해결이라는 점을 국민 앞에 호소한, 절절하고 절박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 '한 세대 청년들의 인생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대목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말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통감하고, 일자리 추경에 대해 많은 국민들께서 공감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득분배 악화 상황에 대한 진단도 시의적절했다"며 "'잘사는 사람은 더 잘 살고, 못사는 사람은 더 못사는' 문제를 대통령이 직접 챙김으로써 서민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점을 매우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일자리 추경은 증세나 추가 국채 발행 없이 편성됐다"면서 "경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때 그저 손 놓고만 있다면 직무유기에 불과하다는 대통령의 말에 야당도 생각을 같이 했을 것"이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정용기 수석대변인은 "진정성 있는 협치 의지가 의심되는 일방적인 요구"라고 평가절하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시정연설 대부분을 추경에 할애하면서 청년과 소방관, 여성 등을 향해 감성적 일자리론을 폈으나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일자리 대책만 나열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일자리를 직접 만드는 정책의 폐해를 다시 한 번 지적하며 국가재정법에 어긋나는 추경에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추경 반대 뜻을 확고히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시정연설 말미에 국정정상화를 위한 국회의 협력을 요구했으나 본인이 제시한 인사원칙 붕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점에 대해 아연실색한다"면서 "결국 오늘 시정연설은 말로는 협치와 국회존중을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일방적 협조요구와 밀어붙이기 의지를 통보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문 대통령의 소통행보와 추경안에 담긴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추경 처리에는 부정적이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청년실업과 사회양극화가 점점 심각해져가는 현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한 데 대해 국민의당은 공감을 표한다"면서도 "국민의당은 공무원 증원에 원칙적으로 반대하며, 증원에 앞서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공무원을 증원함으로써 향후 수 십 년 동안 국가재정에 부담을 안기는 것이 면밀히 검토된 것인지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국회와 소통하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면서도 "추경은 일시적인 것으로 그야말로 단기처방용 예산이다. 그런데 청년실업, 소득양극화 등과 같은 장기적, 구조적 관점에서 풀어야 할 문제들을 추경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진보야당인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무엇보다 정부 정책 시행을 위한 추경 편성에 국회의 협조를 구하고자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를 정확하게 진단한 것이라 평가한다. 특히 소방공무원과 집배원, 복지공무원, 어린이집 교사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을 천명한 것은 반갑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직접적인 일자리 예산의 규모가 빈약하고 신규 사업의 비중이 적은 것은 실망스럽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보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보수야당과 반대로 일자리 예산 규모 확대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