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潛龍)' 김상철 본회 선출직 첫 도전장 '관심'
'反백운찬' 선언 김성겸 출마...치열한 경쟁 예고
수성을 노리는 백운찬 현 세무사회장과 반란을 꿈꾸는 이창규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의 2파전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제30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전이 추악한 폭로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세무사회원들의 축제가 되어야 할 선거전은 '反백운찬'을 선언한 세력들이 주도하는, 업계 발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무차별 의혹제기 및 흠집내기로 얼룩지고 있는 형편이다.
선거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회장'이 누가될 지 여부지만, 이외에도 조용한 가운데 회원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목이 있다.
'윤리위원장' 선거다.
◆…윤리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기호 1번 김성겸 세무사(왼쪽)와 기호 2번 김상철 세무사(오른쪽). (사진 김용진 기자)
2년 전 선거에서 최원두 현 윤리위원장이 단독 출마, 무투표 당선됐지만 이번 선거는 복수의 후보가 출마해 경선체제가 형성됐다.
윤리위원장 선거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잠룡(潛龍)'으로 꼽히는 김상철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이하 김상철 후보자)이 출마했기 때문이다.
김상철 후보자는 세무사회 연수위원장, 업무침해방지위원회 부위원장, 서울지방세무사회 부회장 등 풍부한 회직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지만, 본회 선출직 회직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 2012년~2016년 4년 동안 전국 최대 회원수를 자랑하는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 재직하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서울회장 임기 만료 이후에도 음으로 양으로 세무사회를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무대(본회)'로의 첫 진출인 만큼 김상철 후보자에게 이번 선거전 결과는 대단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준비된 일꾼'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회원들에게 제대로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업계 자정의 총괄 컨트롤 타워인 윤리위원장을 중앙무대 데뷔의 발판으로 택한 것도 업계가 현재 처해 있는 문제점들을 새로 선출될 세무사회장과 함께 주도적으로 해소해 나갈 수 있는 자리라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상철 후보자는 출마 소견문을 통해서도 이러한 자신의 뜻을 직간접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자정할 수 있도록 윤리위원회의 자정기능을 혁신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세무사 업계를 들쑤셔놓은 바 있는 대형 국세부정환급 사건을 전면에 내세우고 "부패가 능력이며, 부패가 실력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철저하게 거두겠다. 두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도록 윤리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하고 원칙을 지키는 회원에게 제 몫이 돌아가는 정의의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상철 후보자의 대항마로 나선 인물은 김성겸 전 부산지방세무사회장이다.
백운찬 현 세무사회장 취임 후 국제협력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지난해 AOTCA회장직 승계 문제로 백운찬 현 회장과 갈등을 일으킨 인물이다.
특히 그는 전임 회장인 정구정 전 세무사회장이 AOTCA회장직을 승계받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을 담은 문자와 문건을 회원들에게 무차별 발송하는 등 혼란을 야기했다가 지난해 10월 세무사회 이사회를 통해 해임된 바 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소견문을 통해 "세무사회가 징계만능주의로 가서는 안 된다"며 "회원을 보호하고 회장이 회칙과 회규를 지키도록 하고 화합과 통합을 도모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입후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국제사회에서 추락된 우리의 위상을 바라보는 심정이 너무 참담하여 회장에게 싫은 소리를 한번 했다"며 "그러나 나는 결단코 분열주의자가 아니다. 세무사회에서 분파에 휩싸인 적이 없었기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