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비교적 무난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여당은 물론 야당은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일제히 "지역감정을 극복한 인물"이라며 "지방자치발전 등의 성과를 낼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전날(13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임명하면서 야당은 크게 반발하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지만, 김 후보자에 대한 이렇다 할 흠결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는 4선 국회의원의 굵직한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정책과 도덕성 검증에 조목조목 응수하며 자신이 행자부 장관의 적임자임을 드러냈다.
□文대통령, 5대원칙 재도마…金, 의혹 정면반박하며 해소 =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도 문 대통령의 '5대 인사원칙' 중 하나인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위장전입 뿐 아니라 논문표절 의혹 등 신상 문제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하며 해소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김 후보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위장전입 사실이 없다고 했는데 1996년 1월 동작구에 살다가 1996년 1월 17일 경기도 과천 주공아파트로 전입신고 한 뒤 채 한 달도 안 돼 2월13일 전출 신고한 사실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권 의원은 "김 후보자는 처남 집에서 선거 때문에 방 한 칸 빌려서 살았다고 하면서 가족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가족들이랑 같이 살았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아이들은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집사람과 저만 갔다"면서 "당시 저희는 과천을 가겠다고 결정했고 갑작스럽게 집을 구할 수 없어서 처남 집에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가족들 중 아이들은 가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끼리 살았다는 것이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제가 전세 집을 한 달 후로 계약을 해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처남 집에 저하고 집사람이 먼저 가 있었고 아이들 때문에 집사람은 왔다 갔다 했다. 봄 학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은 과천으로 전학갔다"고 반박하며, "위장전입은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논문표절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 후보자의 1999년 '동북아시아 다자간 안보협력체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연세대 석사학위 논문이 거론됐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과거에 다 해명된 것이기는 하지만 다시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다만 해당논문의 표절의혹이 2014년 대구시장 출마 때 제기됐으나 당시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세대가 2015년 김 후보자 측에 보내온 논문표절 의혹관련 결과, 공문에서도 '인용출처가 누락된 자료 등이 참고문헌에 빠짐없이 제시된 점에 미루어 연구윤리 위반에 대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심사 결과를 내놨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김 후보자는 지난 2006년 공천심사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지역출마 예정자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정치적 양심을 걸고 그렇게 정치를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했고, 병역면제와 관련해서도 "2대 독자이기 때문에 보충역에 편입됐다"며 "수형 사실이 있어 전두환 대통령 시절 물을 흐린다고 해서 면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지방분권' 등 정책 소신 발언 꿋꿋이 이어가 = 이날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 이후에도 질의 시간에도 지방분권 강화를 외치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 준비된 장관 후보자의 면모도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지방분권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로 '4대 자치권'이라면서 "그 중에서도 지방재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현행 중앙과 지방간 8대 2 수준의 세수구조를 6대 4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세목교환을 생각했는데 별 효과는 없는 것 같다"면서 "결국은 지방소비세, 교부세까지 포함해서 지방에 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장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말하는 모든 것들은 총론만 있고 강론만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7대 3정도로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그 점에 대해 재무당국들이 늘 보수적으로 이야기 해왔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은 동의한다"면서도 "그래도 6대 4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해나갈 수가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지방분권과 관련해 개헌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문 대통령이 오늘 전국 시도지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그 자리에서 나중에 개헌을 하게 되면 미국의 주와 같은 연방제 국가 형태까지 나갈 수 있도록 지방분권을 강화하자고 말했다"고 운을 뗀 뒤 "여기서 한 가지 꼭 명심해야하는 것은 중앙 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고 주민밀착행정이나 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그동안 우리가 근대화 과정에서 수도권 집중에 따른 국토불균형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적어도 이번 개헌 내용에 담긴 국토 균형발전에 수준 자체가 지금과 같은 미시적인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국가의 운영 틀을 바꿔야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백재현 의원이 지방분권의 자치권 강화, 광역 정부 형태, 연방정부 등 3가지 모델을 제시하며 선택하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연방제를 말했지만 현실적으로 두 번째 정도가 이번에 가야한다"며 소신 있는 발언도 이어갔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분권만 할 것이 아니라 불균형을 어떻게든 시정하고 조치해야 좋은 공화국이 될 것"이라며 "국회가 중심이 돼서 국민 여론을 모으고 정부안을 준비해야한다. 또한 상당 부분 토론과 연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 후보자는 국민안전처 폐지안을 담은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국민안전처가 기대에 못 미쳐 조직개편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정부조직개편안이 우리나라 재난안전 조직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묻자, "다 해결은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안전방제분야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재난안전 수습 1순위가 국민안전이기 때문에 조직 개편을 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재난안전관리본부는 조직과 예산 등에서 독립성을 띠게 될 것"이라며 "다만 방제쪽은 공무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안행위는 이날 청문회를 마친 후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의결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