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 그렌펠 타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BBC 보도 화면 캡처
외신에 따르면 이번 런던 화재의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1974년 지어진 노후 아파트라는 점 등이 화재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손에 꼽히는 선진국인 영국에서 일어난 화재 소식에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우리나라도 비슷한 사례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0년 10월 부산에서 이번 화재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부산 해운대구 주상복합 오피스텔인 우신골든스위트에서 발생했던 당시 화재는 4층에서 처음 일어난 불길이 약 20분 만에 38층까지 번졌다.
당시 화재가 난 건물 외벽은 인화성 페인트와 가연성 알루미늄 패널 등으로 이뤄져 불에 취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공기가 굴뚝과 같은 긴 통로를 따라 올라가는 '굴뚝효과'도 불길이 빠르게 번진 원인으로 꼽혔다. 처음 불이 났던 현장에 스프링쿨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부분도 문제로 지목됐다.
이 사고 이후 정부는 관련법 개정을 통해 준·초고층 건물의 기준을 바꾸고 방화(耐火)·피난 관련 사항 등을 꾸준히 강화했다. 2012년에는 초고층재난관리법이 제정돼 50층(높이 200m) 이상 건축물도 화재 규제가 마련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내장재는 불연소재가 적용되고 있고 방화셔터 등으로 방화구획이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건축법에 의거해 고층 아파트 등이 지어져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대형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피스텔 등 주상복합 건물이 일반 아파트보다 안전 관리에서 취약하다고 우려하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 굴뚝효과 등이 더욱 활발히 일어나 불길이 번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올 초 모 대형건설사가 시공 중이던 오피스텔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마감재를 타고 빠르게 확산된 사례도 있었다.
수많은 가구가 모여 사는 고층 공공주택의 화재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영국 런던 화재를 보면서 우리도 고층 건물 안전을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법 개정 이전 하늘 높이 올라간 고층 건물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국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고층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대한 안전점검이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