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최근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정받은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및 그 보조원을 위해 사업자가 매년 지출하는 퇴직연금보험료는 연구인력개발비 중 인건비로써 조세특례제한법상 법인세 세액공제대상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골프용품 제조·판매 등을 하는 G사는 골프 관련 물품을 제조함에 있어 전담 연구개발부서를 운영해왔다.
G사는 그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퇴직연금보험료를 지출한 후 조세특례제한법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규정에 따라 퇴직연금보험료 지출분을 세액공제 대상 연구인력개발비로 반영한 후 경정청구를 통해 일부 금액을 환급 받았다.
그런데 광주지방국세청장이 관할 세무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후,"퇴직연금보험료를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로 보아 법인세를 환급한 것은 부당하다"는 결과를 통보함에 따라 관할세무서는 G사에 대하여 법인세 부과처분을 했다.
조세특례제한법은 각 과세연도에 연구인력개발비가 있는 경우 일정액을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동법 시행령에서는 연구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인건비를 연구인력개발비에 포함하고 있었는데 2012. 2. 2. 시행령 개정으로 퇴직소득과 퇴직급여충당금은 세액공제대상 인건비에서 제외됐다.
이에 과세당국은 퇴직연금보험료는 결국 근로자가 퇴직한 후에 지급되는 것으로서 연구인력개발비에 매년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비용이 아니며 결국 퇴직급여충당금과 같은 것이므로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함으로써 당초 입장을 변경하고 위와 같이 법인세 부과처분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퇴직연금보험료는 연구원들에게 지급된 인건비이며, 조세특례제한법령은 세액공제대상이 되는 인건비에서 퇴직연금보험료를 제외한다는 규정이 없고 퇴직급여충당금과 달리 사외의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실제로 지출되어 과세연도별 및 대상 근로자별로 그 지출액을 특정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퇴직연금보험료는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비용으로써 세액공제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대법원은 이러한 2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 비용액을 추산한 것에 불과한 퇴직급여충당금과 달리 매년 확정적으로 근로자들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퇴직연금보험료는 세액공제대상 인건비라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조세특례제한법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규정은 성장동력산업 및 원천기술개발을 위해 연구원들에게 지출하는 R&D비용에 대한 세액공제혜택을 부여함으로써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업투자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원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가 R&D 비용에 포함된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다만, 조세특례제한법령은 후불적 임금의 성격으로써 매년 지출되는 연구 및 인력개발비용에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퇴직급여 및 비용액을 추산한 것에 불과한 퇴직급여충당금은 세액공제대상 인건비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퇴직연금보험료도 후발적 임금의 성격으로써 세액공제대상 인건비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것인지가 문제됐던 것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이런 문제에 대해 퇴직연금보험료는 퇴직급여 또는 퇴직급여충당금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것으로써 세액공제대상 인건비에 해당된다는 점을 분명히 제시한 의미 있는 판례로 보인다.
이번 판결로 인해 위와 같은 문제로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사업자는 소급하여 5년간 납부한 세액을 경정청구를 통해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두63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