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여야는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가 법무법인 율촌에서 '고액 자문료'를 받았다는 논란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앞서 송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리며 낙마를 벼르고 있는 야당은 청문회 전반부에 이어 후반부에도 고액 자문료를 싸고 송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에 주력했다.
특히 여야는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한 국방과학연구소(ADD) 민군기술협력센터장, 김윤태 법무법인 율촌 관리총괄 전무, 이정우 LIG 넥스원 경영지원본부장을 상대로 송 후보자의 월 3000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한 적정성 여부를 따졌다.
□ 野 "월 3000만원 국민정서 어긋나" =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송 후보자가 율촌에서 받은 임금과 관련해 "국민의 정서에 어긋나는 수준"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송 후보자가 율촌에서 근무한 업무 내용과 관련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김 전무(법무법인 율촌)에게 "송 후보자는 율촌에 간 것이 처음에는 법률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갔다고 했고, 나중에는 국방 용어와 배경을 설명했다고 하는 데 무엇이 맞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전무는 "두 가지 다 해당된다고 본다"고 말했고 김 의원은 "그걸 하기 위해 매월 3000만원씩을 지급한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김 전무는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렇다면 거리낄 게 없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했는지, 율촌에서 지급받은 통장사본 내역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가만히 앉아있던 송 후보자는 "제 통장엔 모든 것(내역이)이 다 들어있기 때문에 원하는 게 무엇인지 확인되면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 후보자는 "율촌서 저에게 준 급여는 월 3000만원, LIG넥스원에서 월 750만~770만원이 들어왔다. 그 외에는 받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송 후보자와 율촌간의 임금과 관련해 계약서가 없다는 것을 문제삼았다.
김 의원은 "월 3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급여를 지급하면서 계약서가 없느냐"고 김 전무에게 질문했고, 김 전무는 "(송 후보자는) 전 직장에서 30년 이상의 경험이 있는 분이고 사회적으로 이미 신뢰할 만한 위치에 있던 분이기 때문에 별도의 계약을 체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이 "월 3000만원은 누가 정했냐"고 재차 질문하자 김 전무는 "후보자의 경력이나 전문성에 따라서 내부적으로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고 대답했다.
□ 與 "월 3000만원 오히려 낮은 수준"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송 후보자가 율촌에서 월 3000만원의 임금을 받은 것에 대해 "다른 고위공직자들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의 임금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적극 엄호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지금 청문회에서는 두 가지 심문 과정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하나는 송 후보자가 월 3000만원의 고액 자문료를 받은 것이 적절하느냐. 또 하나는 LIG 방산업체 관련해 국내 후배들에게 로비하지 않았냐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먼저 첫 번째,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인준됐던 고위직이 법무법인에서 얼마를 받았는지 소개하겠다"며 "김진태 전 검찰총장은 3개월에 1억6000만원을,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은 김앤장 법무법인에서 4개월에 2억4500만원을,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7개월 동안 16억원을 받았다"고 비교했다.
이어 우 의원은 "지난 박근혜 정부의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24개월 동안 10억을 받았고, 낙마했지만 김영준 국무총리 후보자도 7개월 동안 7억원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우 의원은 "전체적인 법무법인 자문료 자체가 국민 감정을 거스르긴 하지만 송 후보자가 다른 사람에 비해 과도하게 자문료를 받았다 보기에는 어렵다"며 "월 3000만원이 최고액 수준이냐"고 김 전무에게 물었다.
김 전무는 "그렇지 않다"면서 "고위직에게 모두 다 그런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경력과 전문성을 감안해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 송영무 "전역한 장성들 방산업체 취업 권장은 오해" = 이날 청문회에서는 송 후보자가 "전역한 장성들을 법무법인 또는 방산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는 발언을 놓고 야당은 국방개혁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확실히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제가 아는 범위 내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전역한 장성들이 법무법인이나 방산 업체든 바로 갈 수 없다"면서 "적극 권장한다고 하는 게 단체적으로 범법자를 만들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러면 장군들이 나라를 지킬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송 후보자는 장성들이 알고 있는 방산 노하우를 잘 활용하는 게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좋지 않겠냐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송 후보자는 "그게 맞다"고 답했다.
다만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미국하고 다르다. 로비스트 활동이 합법화된 나라도 아닌 상황에서 퇴역 장성들에게 방산업체를 가라고 하면 (그들이) 현역으로 있을 때 나라를 지킬 수 있겠나. 신중하게 답변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제가 오해한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는 "공직자 윤리 규정을 (바탕으로)적극적으로 가야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다만 전역한 장성들이 방산 업체를 가는 것을 무조건 찬성하는 게 아니고 우리나라의 방산업계 내수시장은 너무 좁고 경쟁력이 치열하기 때문에 질 좋고 명중률 높은 무기 체계 수출을 위해 또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그렇게 (권장)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