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 인선이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당선 이후 기존 대통령들과는 확연히 다른 파격적인 행보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이끌어낸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청산' 의지를 확인할 바로미터였다는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인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스스로 내세운 '5대 비리 인사 원칙(병역 면탈,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위장전입)'으로 인해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송곳 검증'에 곤욕을 치르며 새 정부 출범 초기 혹독한 신고식을 가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적폐청산과 개혁 과제 시행을 위한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 '임명 찬성' 의견이 우세한 여론조사와 자신의 높은 지지율을 앞세워 정면돌파 의지로 난국을 헤쳐나가고 있다.
이들의 재산과 출신지역, 출신학교 등 이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본다.
□ 정치인·교수 출신 대거 중용…전문·안정성 속 '개혁' 방점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문재인 정부 1기 인선을 매듭지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17개 부처 장관의 인선을 들여다보면 문 대통령은 개혁 성향의 시민사회 출신을 다수 포진시키며 적폐 청산을 앞세운 '개혁'에 초점을 맞췄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김은경 환경부 장관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정권 초기인만큼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핵심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여당과 대선 캠프 및 자문 그룹 출신 인사들을 전면 배치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당 혁신위원장을 역임했고,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비슷한 시기 영입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부소장으로 활동했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선대위에 참여한 바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정치인 및 교수 출신을 장관 후보자로 각각 6명, 5명을 지명하면서 고착화되어 있는 관료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정치인 출신은 전직 의원인 이 총리와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6명이다.
학자 출신도 상당하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백운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 복지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교수 출신이다.
높아진 인사 검증 탓에 대학 교수 중 이념적 성향이 비슷한 외부 인사를 수혈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문 대통령이 장관 인사에 외부인사를 대거 발탁한 것은 '적폐 청산'을 기치로 내건 새 정부의 정책기조가 깔려있는 것으로 읽힌다.
반면 이번 정부에선 고시 출신의 장관 후보자는 찾기 어려워졌다. 17명의 각료 중 고시 출신은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등 3명이 전부다.
박근혜 정부에서 고시출신들이 대거 약진했던 것과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에는 18명 중 10명이 고시 출신이었다.
□ 평균 재산 23억…강경화 외교부 장관 34억으로 가장 많아 =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구성원들의 1인 평균 재산 보유액은 약 23억73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청문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사람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34억759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인과 배우자, 모친, 자녀(1남2녀)의 재산 모두 포함이다.
강 후보자 본인 명의 관악구 봉천동 건물(104㎡·2억8700만원)과 배우자 명의의 연희동 임야(301㎡·6억4113만원) 및 서대문구 건물(217㎡·14억4000만원) 등을 보유 중이다.
본인 명의의 예금(3억5587만원)과 삼성전자 주식(4억4720만원)도 주요 재산 목록이다. 배우자 명의로 요트 1대(8.55t·3456만원)와 오토바이(750㏄·1627만원) 등도 신고했다.
장녀는 경남 거제 건물(74.525㎡·8000만원)과 예금(5641만), 오토바이(249㏄·544만원) 등 1억6189만원을, 차녀는 경남 거제 건물(74.525㎡·8000만원) 등 9646만원, 장남은 예금(345만)과 오토바이(124㏄·215만원) 등 559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반면 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모친, 장남의 명의로 보유한 재산을 포함해 총 4억4339만원으로 가장 적은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유 후보자와 비교하면 20억원 가까이 차이난다.
김 후보자는 본인 명의의 서울시 도봉구 아파트 전세권(1억7000만원)과 장남 명의의 서울시 성북구 주택 전세권(4000만원), 모친은 강원도 횡성군 임야 2475㎡(796만9000원), 농가주택(2302만9000원)을 소유했다.
아울러 본인 명의의 KEB하나은행 예금(1784만1000원),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 지속가능센터 지우의 주식(1억원), 채권(4500만원)·채무(6000만원)와 배우자의 KEB 하나은행 예금(825만3000원), 모친의 농협 등 예금(8275만4000원) 등도 함께 신고했다.
□ 지역·출신대학 골고루 배치된 '탕평인사' =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 구성을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영·호남, 충청 출신 인사들이 고르게 배치됐다.
구체적으로는 전남 3명, 부산 3명, 충북 2명, 서울 2명, 경북 2명, 경남 2명, 경기 1명, 충남 1명, 전북 1명, 광주 1명이다.
박근혜 정부 1기 때는 서울 8명, 인천 1명으로 수도권이 압도적이었으며, 영남 출신이 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충청과 호남 출신은 각각 2명이었다.
출신 대학도 특정 학교 쏠림 없이 고른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지만 연세대 3명, 고려대 3명, 성균관대 1명, 한양대 1명, 부산대 1명, 충북대 1명, 건국대 1명, 국제대 1명, 해군사관학교 1명 등 딱히 어느 대학이 '홀대'를 받았다는 말이 안 나올 정도다.
□ 평균 나이 61.3세...경륜 중시 = 이 총리를 포함해 17개 부처 장관 및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은 61.3세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1기 내각(59.1세)보다 다소 높다.
'촛불 혁명'에 바탕을 둔 개혁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 및 안정성을 고려해 비교적 경륜이 있는 인사를 포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는 여성 4명이 기용돼 문 대통령이 공약한 '여성 장관 30%(22%)'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 핵심부처에 여성 장관을 최초로 배치하며 관례화되어 있는 기존의 틀을 깨트렸다는 평가다.
박근혜 정부 1기 내각 때는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2명에 불과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성 30%의 취지와 정신은 모범답안처럼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갖춰나가는 것"이라며 "차관 등을 포함해 더 넓은 공직 범위까지 (인사를)할 수있다면 그것이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