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들 컨설팅사 가운데 일부는 국내지점을 통해 용역을 제공하고 수취한 대가를 수입금액으로 잡고 있으나 대부분은 고정사업장을 설치하지 않은 채 해외 본사에서 직원을 파견해 용역을 제공함으로써 관련 자문비를 본사의 사업소득으로 해 비과세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컨설팅사의 경우 소속직원을 통해 국내에서 6개월 이상 용역을 제공해 고정사업장 설치요건에 해당됨에도 이를 회피해 국내소득을 해외로 부당 유출하고 있다는 것이 국세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외국 컨설팅사들이 실제 제공한 용역의 내용과 용역기간을 철저히 점검해 고정사업장 요건에 해당되는 경우 사업자등록 조치는 물론 관련제세를 추징해왔다.
◆ 고정사업자 과세 어떻게 회피하나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1998년부터 2001년 7월말까지 외국의 주요 컨설팅사들이 국내 42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컨설팅비가 대략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 컨설팅사 가운데 PWC, 아더앤더슨, KPMG, 도이치 은행 등 주요 업체들은 수백억에 이르는 컨설팅비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컨설팅사 가운데 일부는 동일한 금융기관에 특성상 하나의 프로젝트에 해당하는 용역을 제공하면서 이를 2-3개로의 세부용역으로 분리해 각각 별도의 계약을 체결, 용역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함으로써 고정사업장 과세를 회피했다.
또한 계약서상 용역기간은 6개월 이내로 돼 있으나 실제 용역제공이 지연돼 그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하는 경우 고정사업장에 해당되지만 당초 계약서상의 기간을 적용해 고정사업장 과세를 회피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 자문용역 장소·기간·대가 집중 확인
국세청은 이 같은 컨설팅사의 과세 회피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를 이들 컨설팅사로부터 제공받은 용역 관련 자료 수집해왔다. 이에 앞서 국세청은 납부세액 확인서 등을 통해 해당 금융기관의 컨설팅비 지급내역과 원천징수 여부 등을 미리 파악한다.
국세청은 이어 용역계약서, 실제 제공용역의 내용과 최종 용역결과물 등을 검토해 실제 용역을 제공한 장소를 확인한다. 대부분의 컨설팅사의 경우 관련 용역을 해외에서 수행했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계약서에 들어있는 컨설턴트 명단이나 용역 수행시 받은 명함 등을 확보하고 출입국관리소를 통해 관련 컨설턴트의 출입국내역을 조회하고 있다.
국세청은 또 고정사업장 해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용역 제공기간도 면밀하게 파악한다. 용역 제공기간은 계약서상의 기관과는 상이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기간을 확인해야 하며 특히 용역의 완료일은 최종 보고서 제출이나 최종 결과물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수행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국세청의 판단이다.
국세청은 아울러 계약기간 연장 등으로 계약서상의 금액과 실제 지급금액이 다른 경우 많기 때문에 해당 컨설팅사에서 청구한 청구서, 납부세액 확인서와 금융기관 지출결의서 등을 통해 실제로 지급한 용역 대가를 확인한다.
국세청은 정밀검증이 끝난 후 컨설팅사에서 소속직원을 통해 국내 금융기관에 6개월 이상 용역을 제공해 고정사업자 요건에 해당되는 경우 고정사업으로 등록 후 관련 세금을 부과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국내사업장이 있는 외국 컨설팅사의 고정사업장이 추가로 적발되거나 등록된 고정사업장과 관련된 용역이 있는 경우 그 대가까지 합산해 과세하게 된다.
국세청은 실제로 지난 2002년에 고정사업장을 회피한 외국 컨설팅사에 대한 조사를 벌여 법인세 등 탈루한 세금 수십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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