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부자증세로는 세수증대와 소득재분배를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27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조세재정 브리프 최신호를 통해 발표한 '임금소득 과세(Taxing wages) 2017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김빛마로 부연구위원·홍민옥 공인회계사)'에 따르면 "OECD 국가들의 현황을 참고할 때, 소득수준에 따른 세부담 누진성 강화를 고소득 구간에만 한정해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임금소득에 대한 세부담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OECD 회원국 중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조세격차는 OECD 35개국 중 30위에 해당했다.
조세격차란 인건비 중 근로소득과 관련한 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료 등)이 차지하는 비율을 지표로 나타낸 것이다. 이 값이 클수록 세금부담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OECD 회원국들의 독신가구·평균임금 근로자 기준 평균 조세격차는 36%로 가장 격차가 큰 국가는 벨기에(54%)였으며 가장 격차가 적은 곳은 칠레(7%)였다.
독일은 49.4%, 프랑스는 48.1%, 이탈리아는 47.8% 등으로 OECD 평균인 36%를 넘는 국가는 총 21개국이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조세격차가 평균치를 밑도는 나라는 총 14개국이었다.
조세격차가 감소한 주요 원인은 소득세 감소와 사회보장기여금의 증가였다.
지난해 OECD 회원국의 평균 총노동사용비용은 구매력 기준 5만214달러였으며 우리나라의 노동사용비용은 OECD 평균보다 높은 5만4053달러(18위)이었다. 노동사용비용 대비 소득세 비중은 5.2%, 근로자 및 고용주 부담 사회보장기여금 비중은 17%로 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 모두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OECD 회원국의 가구별 조세격차 수준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부양가족이 많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세부담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별 임금수준이 평균치라고 봤을 때 독신에다가 자녀가 없는 가구가 기혼이면서 자녀가 둘 있는 가구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었다. 독신·무자녀 가구의 조세격차는 36%였으며 기혼·2자녀 가구의 조세격차는 26.6%였다.
이는 부양가족 기본공제, 자녀세액공제 등 부양가족에 따른 세제혜택과 정부가 현금을 지급하는 지원책을 쓰는 것이 그 원인으로 보여진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2014년 세법개정에 따라 상대적 고소득 구간에서의 세부담이 소폭 증가했지만 저소득 구간에서의 세부담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자녀를 포함한 부양가족에 따른 세제혜택이 OECD 평균에 비해 매우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OECD의 경우 자녀가 있는 가구의 세부담이 자녀가 없는 가구에 비해 크게 낮았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그 차이가 매우 적었다"며 "우리나라의 임금소득 과세현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저소득 구간에서의 누진성을 강화하고 부양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수의 고소득층에만 적용되는 세율체계 개편만으로는 세수 증대 및 소득재분배 기능 강화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부양가족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