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더불어민주당이 당 혁신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 출범을 놓고 내홍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추미애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정발위 추진을 강행하는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 '김상곤 혁신안' 손 대는 秋 VS 친문 "공천권 장악 의도"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2015년 이른바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만든 혁신안에 따라 각 지역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의 공천권은 시도당위원회에 이양키로 한 바 있다. 즉 공천권 행사에 중앙당이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발위 활동 방향에 '지방선거에 대비한 당헌·당규 등 제도 보완' 부분이 포함되자 당내 친문(親文·친문재인) 진영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중앙당이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며 일제히 우려를 제기했다.
전해철 의원은 "기존 혁신안도 실천하지 않으면서 혁신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고, 황희 의원은 "새로운 룰을 적용해도 다음 지방선거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 대표는 "중앙당이 시도당의 권한을 회수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견제와 균형을 가능하게 고민해달라는 뜻이었다"고 밝히면서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추 대표는 기자들과 오찬에서 "정발위는 이미 최고위원회를 통과한 것"이라며 "(지난 18일)의원총회는 당 대표가 의원들에게 (정발위에 대해)좋은 의도를 설명한 자리"라고 밝혔다.
사실상 정발위를 출범시키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셈이다.
□ '자기 정치' 돌입한 秋 차기 대권 도전?
이처럼 추 대표가 당 반발에도 정발위를 강행하자 당 안팎에서는 "추 대표가 '자기 정치'를 시작했다"며 "차기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초 추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에 거론됐다. 이 때문에 친문 의원들은 추 대표가 추진하는 정발위 행보에 의구심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추 대표는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실력있는 정당, 똑똑한 정당으로 키우려면 사심 없이 힘을 보태야 한다"며 "당을 지휘하는 대표가 사심을 얹으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출마설과 거리를 뒀다.
이에 일각에선 추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가 아닌 차기 대권에 나서기 위한 밑거름을 다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조세일보 기자와 만나 "(추 대표가)정발위를 통해 '자기 정치'를 시작하려는 것 같다"면서 "결국은 대통령을 꿈꾸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당이나 본인에 대해서도 국민적 지지율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머리 자르기' 발언 이후에도 여론이 추 대표를 향해 옹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자신감에)한 몫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23일 최고위에서 정발위 활동 범위와 역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