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확대하고 위반제재 수위는 높이기로 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시행된지 5개월여가 지났지만 당초 예상보다 지정빈도가 적어 제도 자체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매도 제도개선 및 제재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4분기 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당일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중이 코스피 20%(코스닥15%) 이상이던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기준을 코스피 18%(코스닥12%)로 낮춰 해당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하루 동안 제한된다. 또 시장상황에 맞게 공매도 비중요건을 시장별 20% 상한에 맞춰 직전분기 공매도 비중의 3배로 매분기 조정하기로 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지난 3월 마련됐으나 제도 시행 이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건수는 코스피 5회, 코스닥 6회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우선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해 과열 종목의 빈도수를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매도 '비중 증가율 요건'을 '거래대금 증가율'로 대체하고 주가 급락 등의 경우에는 공매도 비중요건을 아예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공매도 규제 위반에 대한 제재수준이 낮아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제재수준도 대폭 상향된다.
공매도 규제 위반때 위반행위 동기 판단 기준을 기존 '고의·과실'로 구분하던 것을 '과실'을 '경과실과 중과실'로 구분하고 계속·반복적 공매도 위반시에는 고의성이 없더라도 업무상 주의의무 해태로 보아 '중과실'로 처벌하는 등 양정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위반결과의 중대성도 기존 주가 및 거래비중 토대로 '보통·경미'로 판단하던 것을 호가규제 위반이 적발된 경우에는 주가하락이 없더라도 원칙적으로 '보통' 이상으로 판단하는 등 중대성 판단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과실·경미/보통'의 경우 750만~1500만원 수준의 과태료는 '중과실·보통/중대'로 구분돼 4500만~5400만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담해야 한다.
펀드매니저 등의 공매도 주체나 위반 사유가 동일하더라도 종목·일자 등으로 구분해 과태료를 각각 합산·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예를 들어 한 펀드매니저가 잔고수량 착오로 2개의 종목을 무차입공매도 한 경우 지금까지는 1건의 과실·경미로 750만원의 과태료를 내면 됐지만 개선된 제도에서는 2건의 중과실·경미/중대 사유로 판단해 6000만~1억8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아울러 공매도 거래가 미공개정보, 시세조종 등의 불공정거래에 이용된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 예정액의 50%까지 가중 제재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금융위는 금융당국의 자료요구권 등을 적극 활용해 불공정거래 여부 뿐만 아니라 차입여부, 호가내역 등 공매도 전 과정 상 규제위반 여부를 집중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악재성 공시 등 중요정보 공개 전 대량 공매도가 발생한 종목에 대해서는 금융위·금감원·거래소 등 관계당국이 전방위적 공동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과열 종목에 대한 집중점검 및 제재강화를 통해 공매도 거래자의 경각심을 제고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