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제시한 반포주공1단지 투시도. 사진=현대건설 제공
국토부는 최근 일부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일부 건설사가 과도한 이사비를 지급하기로 제시한 건에 대해 법률자문을 의뢰한 결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위배된다고 보고 시정을 지시했다고 21일 밝혔다.
국토부는 "건설사가 이사비 명목으로 제시한 금액이 사회통념상의 이사비를 초과했다"며 "이는 이사 지원 목적이 아닌 시공사 선정을 위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려 한 것으로 법률자문 결과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도시정비법 제11조 제5항은 '누구든지 시공자 선정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토부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기업의 이윤을 조합원에게 돌려주고 신속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이사비를 제시했으나 관계당국의 정책 발표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 표준공동사업시행협약서, 조합입찰지침서, 조합 공동사업시행협약서의 근거 규정에 따라 조합원의 혜택을 위해 제시했던 것"이라며 "8·2 부동산대책 이후 담보범위축소로 이주비가 부족한 조합원이 많아 5억원의 무이자 대여를 기본으로 필요하지 않은 조합원에게는 이자비용금액에 상응하는 7000만원을 주겠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지자체, 조합과 협의를 통해 수정안을 마련한 다음 이를 담보로 하는 방안으로 이행보증증권 등을 조합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신속한 사업추진 의지와 권익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최적의 조건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와 서울시는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 범위 내에서만 이사비 등을 제시하도록 하고 추후 공사비 증액 등 우회적 방법으로 조합원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조합이 회계감사를 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또 최근 강남지역 재건축의 시공사 선정이 과열돼 식사제공, 개별홍보 등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청과 합동으로 시공사 선정 과정을 점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