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GS건설이 25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이틀 앞두고 이사비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반포1단지 이사비를 놓고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주전을 벌이는 현대건설과 GS건설도 입장차를 보였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포1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사비 관련 조항을 삭제하면서 현대건설이 제시한 이사비 7000만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1일 과도한 이사비 지급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현대건설에 시정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현대건설 "이사비 항목 삭제로 반포1단지 역차별 우려"
현대건설은 국토부의 조치를 수용하고 다른 형태의 보상을 약속했으나 조합측에서 이사비 항목 자체를 삭제하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건설측은 "통상 이주비는 기존 주택 감정가의 60% 가량 지급되는데 현 시세가 아닌 감정가액으로 이주비를 판단하기 때문에 사업장 주변에서 전셋집 구하기도 어렵다는 불만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나온다"며 "KB국민은행 아파트시세에 따르면 반포주공 138㎡ 거주자가 주변 지역 아파트로 이사하려면 전세금이 최소 15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포1단지의 주변 시세를 고려해 이사비를 검토하면 평형별 3000만~5000만원 정도가 발생한다"며 "반포1단지 조합원 중 절반 가량이 평균 74세의 노년층으로 확실한 이주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사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조합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은 타 지역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이사비 지원을 받았던 것과 달리 반포1단지 조합원들은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GS건설도 올해 초 경기 광명 12R에서 3000만원, 지난해 말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5000만원(대여포함) 등 이사비를 제안했다"며 "반포1단지의 이사비 제재와 관련해 형평성 여부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공동사업 시행방식 협약서에도 이사비 지원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으나 관계당국의 적정 수준 관련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GS건설 "무상 이사비는 통상 500만~1000만원 수준"
반면 GS건설은 이사비의 유·무상 형태가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무상 이사비는 건설사가 조건 없이 주는 것이고 유상은 조합이 조합원에게 사업비 일부를 대여하는 것으로 입주 시 갚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은 "광명 12R에서 무상 이사비는 아예 없었고 부산 우동3구역의 경우 1000만원을 제시했다"며 "나머지는 갚아야 하는 사업비 대여로 광명은 3000만원, 부산은 4000만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적으로 시공사는 무상 기준 500만~1000만원을 준다"며 "국토부는 현대건설이 가구당 7000만원을 무상 지원한다는 조건을 제시해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반포1단지 재건축 조합은 오는 2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