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세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국회에서 열렸다.
39년만의 검사출신 관세청장인 김영문 관세청장은 아직 취임한지 2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검찰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관세행정에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6일 국회에서 관세청·조달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몇몇 여당의원들은 면세점 선정 비리 의혹으로 인해 감사원으로부터 징계요구를 받은 직원에 대한 징계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현재 징계요구를 받은 직원들은 감사원에 재심을 청구한 상황.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연루된 직원들이 아직 일선에 근무하고 있는 것은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공무원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직위해제를 요구했고 같은 당 박광온 의원은 "임명권자와 국민의 염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관세청장은 이에 "현재 감사원 감사는 재심 청구상태고 결과가 안 나왔다. 다른 부분은 수사가 진행중이라 수사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염원은)충분히 동의하고 있다"면서 "검사 생활을 기준으로 봤을 때도 (수사 결과를)지켜보는 게 맞다"고 답했다.
◆…김영문 관세청장(사진 왼쪽)과 이찬기 기획조정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매장 면적을 부풀려 기록했다가 축소한 곳이 서울 시내면세점 8곳 중 6곳"이라면서 "면세점에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매장면적이다. 매장면적이 큰 쪽이 유리한 것이었는데 줄여서 영업하고 있다. 관세청의 대표적 적폐가 면세점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관세청이 이를 동조하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면세점과 관련한 특허심사라는 말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면세점은 특허심사가 아니라 면허심사라고 주장했다.
용어 변경과 함께 유 의원은 면세점 심사제를 신고제나 등록제로 바꾸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심사제가 면세점의 신뢰를 제고한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관세청이 이 부분을 신고제나 등록제로 정해놓고 풀어 버리는 게 맞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세행정에 대한 지적도 곳곳에서 나왔다.
이 의원은 이날 "다국적기업을 보면 본사와 자회사, 지점이 있고 거래들이 얽히면서 추징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자료를 갖다가 받아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상가격 입증이 중요한데 본사의 자료제출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다국적기업들의 자료제출을 의무화하도록 관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총기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2012년부터 5년 간 실탄류 적발건수가 6만건에 이른다. 특히 조준경이 6%를 차지하는데 매년 엄청난 비율로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있기에 국정원과 협력을 해서 안전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은 면세품 사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보복과 지난 3월 '금한령'의 여파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반면, 중국 관광객의 사재기 현상은 심해졌다는 것.
이 의원은 "올해 상반기 면세품 구매자는 530만명으로 전년보다 34.4% 급감했는데 중국인의 면세점 구매액은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재기한 면세품은 탈루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면서 "중국인 보따리상이나 국내 체류 유학생들이 사재기를 한 이후 브로커를 통해 국내시장에 유출시키는 탈루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은 국세청으로부터 전달 받는 고액체납자 명단을 국세청과 실시간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국내에 2마리밖에 없는 폭발물 탐지견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인사청탁 의혹을 받은 직원들에 대한 감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의혹이 제기됐던 이는 차장, 인천세관장, 기획조정관 등 5명이었는데 사무관 1명만 감찰을 했다"면서 "국정농단 증거들이 다 나왔고 법정에서도 확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감사보고서에는 이모 사무관 얘기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관세청장은 "이 사무관 이외에는 구체적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급이 됐다는 것이지 감찰을 할만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