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가 아니라 <사진: 더 팩트>
배우 조덕제에게 영화 촬영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배우 A 씨가 자필 편지를 통해 "연기가 아니라 추행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빌딩 조영래홀에서 열린 '남배우(조덕제) 성추행 사건' 항소심 유죄판결 환영 기자회견에는 여성영화인모임, 장애여성공감, 찍는페미, 평화의샘 등이 참석했다.
사건의 당사자인 영화배우 A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편지를 통해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A 씨는 "(이 사건으로) 각종 영화계 내 폭력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가십으로 소비되지 않고 연기자들이 촬영 현장에서 어떻게 성폭력에 노출되고 있는지를 알아주기 바란다"고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자극적인 의혹들은 허위 사실이다. 허위 사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피고인(조덕제)이 신상 공개 후 500건이 넘는 기사를 통해 입장을 내고 있는 것에 안타깝다"며 "저는 연기경력 15년의 연기자입니다. 연기와 현실을 혼동할 만큼 미숙하지 않으며 현장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연기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성폭행 당시 패닉에 빠져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때서야 왜 성폭력 피해자들이 왜 신고를 망설이는지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A 씨는 "연기경력 20년 이상인 피고자(조덕제)는 동의 없이 제 상의를 찢으며 상하체에 대한 추행을 저질렀다. 상대 배우와 충분히 논의하고 동의를 얻는 것이 합의라고 알고 있다"며 "저는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연기를 빙자한 추행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것이 옹호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유명하지 않았지만 연기력을 인정받아 안정적인 연기 활동을 이어나갔다. 비교적 평탄하고 행복한 만족할 만한 생활을 이루고 있었다"며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를 신고할 만한 이유가 있을까요. 고작 기분 따위가 연기자로서의 제 경력, 강사로서의 제 명예를 미룰 수 있었겠습니까"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A 씨는 "10월 13일의 금요일.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범죄라는 재판부의 판단을 들었다. 30개월 만이었다. 성폭력 피해자였으니 연기 활동에 장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이면서 연기를 피하지 않는 것이 제 방식이 될 것이다"며 "투사가 되기에는 자질 능력도 부족하다. 제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싸우고 연대하려고 한다. 숨을 고르며 말하기를 시작하겠다. 차분하게 제가 할 수 있는 말부터 하겠다. 그건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조덕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감독의 지시와 시나리오, 콘티에 맞는 수준에서 연기했으며 이를 입증할 시나리오, 콘티 등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옷을 찢는 장면 역시 사전 합의된 것이었으며 이는 메이킹 화면에도 설명을 하는 부분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지에 손을 넣은 것에 대해서는 '절대 넣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한편 조덕제와 A 씨간의 '성추행 사건 논란'은 검찰과 조덕제 측 모두 항소심 이후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며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