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KB자산운용이 땅을 확보하지 못한 채 판매한 부동산펀드 'KB 웰리안 부동산투자신탁 제3호(이하 웰리안 3호)'에 대해 경위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특히 KB자산운용이 투자자들에게 배포했던 투자설명서가 허술하게 작성됐던 것으로 보고 실태파악에 나서는 한편 앞으로 KB자산운용의 투자설명서에 대해서는 철저히 사전 점검하는 등 행정 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당국자는 10일 " KB자산운용이 판매한 부동산펀드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조성.판매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규정을 어기는 등의 문제가 발견될 경우 본격 검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KB자산운용은 지난 4월14일부터 충남 아산시 풍기동 일대 땅에 아파트를 짓는다며 부동산펀드 '웰리안 3호'를 판매해왔으나 그 땅의 소유자가 넘길 이유가 없다고 밝혀 부동산펀드가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 (머니투데이 5월9일자 `어설픈 부동산 펀드`참조).
금감원은 특히 `웰리안 3호'의 투자설명서가 허술하게 작성, 배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KB자산운용이 배포한 투자설명서에서 표 형식으로 "토지 매입 실패 위험"이라고만 밝히고 있을 뿐 "시행사가 땅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KB자산운용이 이전에도 주가지수연계펀드(ELF)를 판매하면서 원금보존형이라고 내세웠다가 원금 손실이 생겨 조사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수익증권의 일반적인 리스크를 표로 나열하면서 짧게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라는 구절이 있어 그냥 넘어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당국자는 "KB자산운용의 투자설명서가 허술한 경우가 여러번 드러난 만큼 앞으로 KB자산운용의 투자설명서는 꼼꼼히 살펴보는 등 행정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KB자산운용이 투자설명서에 국민은행 동부증권 동양오리온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메리츠증권 삼성화재 현대증권 SK증권 등 8개사에서 이 부동산펀드가 판매된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 3개사에서만 판매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모회사인 국민은행측은 판매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설명서에 일단 판매사로 기재한 뒤 나중에야 판매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며 "'웰리안 3호'도 그런 경우로 보인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의 '웰리안 3호' 투자설명서는 이날 현재까지도 자산운용협회 사이트에 8개사가 판매하는 것으로 공지돼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KB자산운용의 '웰리안 3호' 사건을 계기로 부동산펀드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 일제히 점검할 때라고 지적했다. .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의 '웰리안 3호'는 공모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토지 매입의 리스크나 시행권 확보의 불확실성 등을 충분히 투자설명서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익자총회를 거쳐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기회 비용을 보상해주면 된다고 하지만 부동산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며 "부동산펀드라는게 통상 3년간의 장기 펀드이고 인허가, 준공 등 리스크 요인들이 많은데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에 대해 소홀히 취급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부동산펀드라는게 토지 매입부터 인허가, 준공, 분양 등의 리스크가 많은데 투자설명서에는 오해의 여지가 많은 일반적인 리스크만을 관례적으로 나열하는 경우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