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글로 등의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은 개별소비세가 일반 궐련 담배의 90% 수준으로 오른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 공백과 외국계 담배회사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그간 궐련형 전자담배를 두고 과세근거가 없어 세금을 부과하지 못했다. 대신 이들 담배회사가 자진해서 한 갑당 126원씩 개별소비세를 납부했었다. 그러나 일반 권련 담배의 개별소비세(한 갑당 594원)의 약 21% 수준에 불과해 '과세형평성'이 어긋난다는 논란이 거셌다.
당초 세법을 심의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개소세를 일반 담배 수준으로 매기려고 했었는데, '서민 증세' 논란이 발목을 잡으면서 일반담배 90% 수준까지 세금을 올리는 안으로 합의된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이른바 '담뱃세'가 오르면서 담뱃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의 세법 심의 과정에서도 개소세 인상안에 '정부는 세금 부과가 담배 가격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부대의견까지 달아야 한다는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정부에서는 세금 인상분을 모두 담뱃값에 전가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이 일반담배의 80% 수준인데도 가격은 일반담배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근거에서다. 90% 수준으로 올렸을 때도 제세인상분은 330원 정도 늘어나는데, 이 역시 가격인상에는 영향이 적다는 판단이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KT&G은 '릴'을 출시하면서 전용 스틱 가격을 아이코스·글로 수준인 4300원으로 책정한 상황이다.
한편 액체형 전자 담배는 지금과 같은 니코틴 용액 1그램당 370원의 개소세 세율을 그대로 적용한다. 비궐련형 전자담배는 1그램당 51원의 개소세가 부과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