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갈비' 가공.납품업체를 운영하는 이모씨(44)는 2002년1월부터 미국산 수입 소의 갈비를 17cm 크기로 자르거나, 17cm에 못미칠 경우 식용접착제로 부채살과 목살 등을 이어붙여 홈쇼핑과 백화점, 대형할인점 등에 '이동갈비'로 유통시켜 왔다.
그러던 중 미국의 광우병 파동으로 2003년12월 미국산 갈비 수입이 중단됐고, 이씨의 회사도 지난해 6월 미국산 물량이 다 소진되기에 이른다.
이씨는 미국 대신 호주산 소갈비를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으나 미국산에 비해 호주 산 갈비의 살이 훨씬 부실했다. 이에 이씨는 작년 11월부터는 갈비뼈에 부채살을 감아 이동갈비를 판매하기로 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이씨는 순수한 갈비에는 '이동갈비1', 살점 있는 갈비뼈에 부채살을 덧붙인 것에는 '이동갈비2', 살점이 전혀 없는 뼈다귀에 살을 붙인 것에는 '이동갈비3'로 표시했으며, 가격도 1대에 1600원, 1200원, 800원으로 차등을 뒀다.
2002년1월 이후 이씨가 판 이동갈비는 모두 176억원이며, 이 가운데 이동갈비3는 1억3000만여원어치로 집계됐다.
이런 이씨는 지난해 말 검찰에 적발돼 축산물가공처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176억원 가운데 10%는 순수한 이동갈비라고 한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159억원어치 가짜 이동갈비를 판매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8부(재판장 이성훈 부장판사)는 16일 이씨에 대해 이동갈비3를 판 혐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무죄로 판단, 원심을 깨고 벌금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식육 구분 방법을 표시한 농림부 고시는 갈비에 대해 '늑골주위와 근육에서 등심과 양지 근육을 절단한 후 흉추에서 늑골을 분리시킨 것으로, 늑골을 포함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늑골에 살이 붙어 있는지 여부로 갈비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때문에 이동갈비2는 '갈비'로, 이동갈비3는 갈비가 아닌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동갈비3의 경우 덧붙인 부채살의 비중이 갈비뼈의 함량보다 많은 것을 감안할 때 '갈비'를 제품명으로 쓴 것은 축산물 표시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