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억 원대의 세금 소송사기로 재판에 넘겨진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부문 사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사진: 더팩트>
270억 원대의 세금을 환급받은 소송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부문 사장(전 롯데케미칼 사장)과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김선일 부장판사)는 29일 선고에서 "검찰이 제출한 감정평가서 등의 증거만으로는 분식회계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고 증인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송사기(특가법상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
함께 기소된 기 전 사장과 김 모 전 롯데물산 재무담당이사 역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다만 허 사장의 경우 세무조사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제3자뇌물교부)와 하청업체로부터 여행경비를 지원받은 혐의(배임수재)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4339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허 사장의 유죄 인정에 대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경영하며 사회적 책임이 있음에도 뇌물을 제공했다"며 "그 자체만으로 집무집행의 공정성과 사회 일반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기 전 사장과 함께 2006년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허위로 작성한 장부를 근거로 약 270억 원대의 법인세와 가산세 등을 부정하게 돌려받은 혐의(특가법위반 조세포탈)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또 기 전 사장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KP케미칼 부사장과 사장을 지내며 롯데케미칼에 인수된 회사에 1512억원 상당의 고정자산이 존재하는 것처럼 가짜로 자료를 만든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통해 기 전 사장과 허 사장은 국세심판·행정소송을 벌여 2008년에 법인세 약 200억 원을 환급받았다. 당시 롯데는 KP케미칼을 인수하면서 고정자산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허위장부를 통해 감가상각비를 인정해달라며 환급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음달 22일 '롯데 경영비리'와 관련된 신동빈 회장, 신격호 총괄회장 등 총수 일가의 선고를 앞두고 있어 '롯데 오너리스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 회장은 총수일가에 500억 원대의 '공짜 급여'를 지급한 혐의(횡령)로 지난달 30일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을 구형받았으며,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 원의 손해를 안기고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타 계열사를 동원해 470억 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세포탈·횡령·배임 등의 '경영비리' 혐의를 받는 롯데 오너 일가의 전체 범죄 금액이 3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