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권리헌장에 절세권과 사생활 보호 권리를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5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세행정개혁위원회(위원장 이필상)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박형수)이 공동 주최하고 국세청이 후원하는 '2017년 국세행정포럼'에 참석, '납세자 권익증진을 위한 납세자권리헌장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납세자권리헌장은 납세자가 세무조사나 사업자등록 시 본인의 권리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절차로서 납세자권리에 대한 최근 국민인식의 변화, 국세기본법 개정사항 등을 반영하고 있다. 납세자가 세무조사를 받을 시 조사공무원은 반드시 납세자권리헌장을 낭독하게 되어 있다.
다른 국가들의 납세자헌장을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법규준수를 위한 알 권리 등 7개 권리를 포함시켰고 영국은 존중받을 권리 등 7가지 권리와 정직할 의무 등 7가지 의무를 명시했다. 호주는 공정한 대우 및 성실성 추정 권리 등 13개 권리와 진실성과 협조적 태도 등 6개 의무를 넣었다.
프랑스는 법률을 통해 이의를 제기할 권리와 납세의무 간편화를 위한 과세관청의 의무를 별도로 규정해놨으며 뉴질랜드는 일관성 및 형평성 유지, 비밀보호, 질문할 권리 등을 명시했다.
우리나라 납세자권리헌장은 지난 2010년 국세기본법 개정사항을 반영한 이후 개정이 되지 않고 있으며 국세청은 최근 납세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납세자권리헌장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박 교수는 주요 국가의 권리헌장에 반영되어 있는 우수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 정확한 세금만을 납부할 권리(절세권), 사생활보호에 대한 권리를 납세자권리헌장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단,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세기본법 개정 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절세권은 조세회피 및 탈세에 대한 정당한 권리 부여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대법원 판례를 감안해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는 방안, 성실성 추정에 대한 보완방안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세무조사 정기선정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성실성 추정 배제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납세자가 납세자권리헌장을 이해하기 쉽도록 형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 교수는 "납세자·대리인·과세관청별 등 대상별 맞춤형 양식으로 제작하고 법령용·고지용·낭독용 등 사용목적에 맞춰 다양하게 납세자권리헌장을 제작해야 한다"며 "국민적 인식 제고를 위해 국세청 홈페이지에 각종 카드형태로 게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납세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세무조사 개요와 선정 → 통지 → 착수 → 조사진행 및 종료 → 구제절차 → 일반적 권리' 등 세무조사 진행단계별로 재구성할 필요도 있다"며 "구체적이고 간략한 표현을 사용하고 낭독하기 편하고 듣기 쉬운 일반적인 서술문 형식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