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확대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사드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관리를 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靑 "예상 가능한 범위…관계개선 터닝포인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중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거론함에 따라 10.31 합의를 일방적으로 깬 모양새를 보였다. 다만, 중국측이 '3不'이나 '쌍중단' 언급은 없었다는 점은 긍젇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 측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한국 측이 이를 계속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다시 반복 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관리를 잘해 나가자"고 경고성 메시지를 덧붙였다.
지난 10월 31일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간 협의에서 사드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빈방문 정상회담에서 다시 언급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먼저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는 '지금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 관계는 후퇴를 경험했다'며 우회적으로 사드를 언급했으나 이어진 소인수 회담에서는 사드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한국 측을 당황케 했다고 전해졌다.
중국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국의 입장을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는 시 주석의 발언은 ″매우 높은 수위의 경고성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중국의 입장'이란 中 관영 CCTV 인터뷰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중국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에둘러 이야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양국 중대 관심사에 대한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조속히 회복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10·31 합의의 의미를 재평가하는 선에서 시 주석 발언을 받아넘겼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사드 보복 철회를 명시적으로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대통령이 포괄적으로 여러가지 관계 개선을 말했다"면서 "간접적으로 말한 걸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측은 시 주석의 사드 언급 수위가 '예상한 수준'이었다며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시 주석이 사드 문제에 대해 예상범위 내에서 말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정상이 사드 문제를 다시 이슈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공동인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3불, 쌍중단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한·중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도 사드를 정확히 언급했지만, 그것이 지난 10월 31일 합의를 통해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모멘텀이 됐다는 얘기도 했다"며 "이는 10·31 합의와 이후 일련의 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양국 관계 개선의 터닝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또한 양 정상은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하여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을 구축함으로써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