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소득'을 얻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 외국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일견 개방화 시대에 맞지 않는 발상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에 들어와 장사를 하면서 '商道'를 지키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당연히 엄정한 규제가 필요하다.
최근 한 시민단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기성 외국자본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실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외국자본을 '단기적 이익만을 노린 투기자본' 이라고 인식하는 시민들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외국자본(기업)들 전체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시장을 흐려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정당한 소득을 벌고 또 그에 맞게 세금을 착실히 내는(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외국기업들도 많다.
국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활동 중인 1381개 외국법인이 낸 법인세액이 4958억원으로 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액수는 직전년도인 2002년 4854억원(외국법인 1165개)에 비해 다소 늘어난 수치이다.
최근 5년간 외국기업의 법인세 납부실적은 1999년 3451억원, 2000년 4602억원으로 증가했다가 2001년에 3344억원으로 '잠시' 소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2002년 4854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를 타 2003년 495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3년 외국기업의 법인세 납부액은 국내 전체 법인세수 25조6327억의 1.9% 수준으로 상당히 미미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에는 총 법인세수 19조2432억원의 2.5%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서도 감소했다.
아직 속단을 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지만 40여일 째 외국자본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인 국세청이 최근 이들에 대한 과세근거를 포착했으며 각각의 경우에 따라 최소 200억원에서 700억원의 세금부과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의 수익을 올리고도 법망을 요리 조리 피해가며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버티는 외국자본들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대처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성문법도 성문법이지만 보이지 않는 법, '국민정서법' 에도 한 치 어긋나지 않는 적법한 조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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