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들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대외적인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런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올해 미국을 필두로 한 금리상승 기조는 은행의 수익성 제고에는 보탬이 되겠지만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 회장은 이어 "새해엔 각국의 통화긴축과 지정학적 리스크, 보호모역주의 강화 등과 같은 부정적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고령사회로의 본격적 진입, ICT 기술 발달과 디지털의 가속화, 정책당국의 인가단위 재설계 등을 통한 진입규제 완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리딩 금융그룹의 자격은 당기순이익도, 자산 규모도 아닌, 고객으로부터 최고의 회사로 인정받을 때 주어질 수 있다"며 "고객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상생 파트너, 창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혁신 파트너, 서민경제의 금융 파트너가 되어 국민 곁에 같은 모습으로 함께 함으로써 국민들께 받은 사랑을 사회적 책임으로 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작년 한 해 전세계적으로 자본시장이 활황이었으나 양적 완화에 따른 버블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유가, 금리, 원화가치가 동시에 오르는 '3高 현상'으로 수출경기가 영향을 받고, 건설투자가 위축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회장은 '安不忘危(안불망위·편안한 가운데서도 늘 위태로움을 잊지 않는다)'의 자세를 임직원들에 주문하면서 "전통적인 금융사의 영업방식으로는 산업을 초월한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고, 위기가 우리에게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와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금융은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중심의 사업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은 파급력이 매우 빠르다는 특수성 때문에 선점하지 않으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 어떤 산업, 어떤 금융사도 디지털금융을 전략사업으로 채택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디지털 금융사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14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의 체계적 관리가 중요하다"며 "금융권이 합심해서 가계부채 질적 개선, 시장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극세척도(克世拓道,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함)의 자세를 강조하면서 "비상상황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은행의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해서 정책금융의 지속 가능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