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상대 진영 간의 원색적인 비난 수위가 높아지면서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는 형국이다.
통합에 정치 생명까지 내 건 안철수 대표가 15일 오후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열어 전당대회 사회권과 관련한 당헌·당규 제·개정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강행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다. 자칫 전대에서 양측 간의 폭력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 찬성파는 이날 당무위를 통해 통합 반대파로 분류되는 이상돈 전대 의장을 배제하는 방안을 모색, 사실상 전대가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다. 이 의장이 전대에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허용하거나 전대 소집 자체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측은 상대 진영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며 공방을 벌였다. 포문은 찬성파가 열었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파를 겨냥하며 "호남의 기백은 어디에 두고 10석짜리 바른정당에 겁먹는 새가슴만 남았나"라며 날을 세웠다.
이태우 최고위원도 "(반대파에서)안철수 사당화라고 비판을 하는데, (그렇다면)박지원 사당화가 되길 원하는 것이냐"며 "(박 전 대표는)상왕이 되고 싶었지만 뜻대로 안 되니 몽니를 부리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반대파 선봉자 격인 박지원 전 대표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전대는 전두환 대통령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의원을 만들어서 행한 체육관 선거와 똑같다"며 "안철수의 새정치가 가장 구태이자 썩은 정치가 돼 버렸다"고 공격했다.
통합 반대파인 박주현 최고위원은 "전대 의장의 권한을 당무위 결정으로 박탈하겠다는 전대미문의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다"며 "신종구태정치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 사람의 당정농단으로 당이 파탄이 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응수했다.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전대를 앞두고 비판 수위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통합 반대파는 이날 '개혁신당(가칭)' 창당을 위한 첫 실무회의를 열고 위원장에 조배숙 의원을, 창당 추진기획단장에는 김경진 의원으로 결정하는 등 국민의당은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