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스왑예금의 선물환차익 과세여부를 두고 국세청과 은행권이 현격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엔화스왑예금 선물환차익은 분명한 '이자소득'에 해당한다며 강경한 과세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세청이 은행권에 자진신고·납부 할 것을 권장한 시한이 내일(31일)로 다가오고 있지만, 은행권은 자진신고를 할 경우 향후 조세불복절차를 밟을 수 없는 만큼 '차라리 세무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은 30일 "엔화스왑예금은 명칭에서 보듯 은행권이 '예금'으로 시중에 판매한 상품"이라며 "일반적인 은행예금과 같이 '돈의 사용대가'가 분명한 만큼, 명백한 이자소득이어서 과세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엔화스왑예금은 은행예금처럼 약속된 돈의 전부를 예입한 뒤 일정기간 후 확정된 수익을 받기 때문에, 기본적인 증거금만 걸어두고 시세차익 만큼 수익을 빼 가는 선물거래와는 차이가 있다.
또 이자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위험이 없는 예금을 굳이 엔화로 바꿔 환율변동위험이 있는 것처럼 만들어진 상품이 엔화스왑예금이라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과세근거와 관련 국세청은 "재정경제부가 최근 엔화정기예금과 엔화스왑거래를 묶어 하나의 통합된 거래로 운영될 경우, 발생하는 이익 전체는 이자소득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예규)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은 ▲두 거래의 계약서가 별도로 작성되고 ▲정기예금을 하는 은행과 스왑거래를 하는 은행이 다를 수 있다는 점 ▲독자적인 선물환거래도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통합거래를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세청은 ▲엔화예금거래와 선물환거래가 연계돼 통합적으로 담보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별도의 계약서가 작성될 수 없고 ▲정기예금을 하는 은행과 선물환거래를 하는 은행을 달리할 수 있지만 실제에서는 사례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은행권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또 엔화스왑예금이 판매되기 전에는 독자적인 선물환거래만 이뤄진 거래는 사실상 없기 때문에, 독자적인 선물환거래도 가능하다는 은행의 주장을 부정하고 있다.
국세청은 "일반적인 은행예금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으로 과세하면서 [평균예금액이 기본적으로 수억원이 넘는 예금주]에게 종합소득과세를 할 수 없다면 도덕성문제를 떠나 조세정의가 침해된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특히 "엔화스왑거래 선물환차익의 과세여부에 대해 과세당국의 분명한 입장표명이 없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비과세'임을 지레짐작, 상품을 판매한 것"이라며 "과세여부가 불분명하면 상품을 팔지도 말고 사지도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